[단독]BTS·손흥민도 참여한 ‘고향사랑기부’···당국 실수로 세액공제 2년 뒤로 밀려
정부 “취지대로 운용될 수 있도록
보완 입법을 통해 시기 앞당길 것”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한 고향사랑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조치가 실무진의 실수로 2년 뒤인 2025년 시행되게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향사랑 기부제도가 알려지면서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 축구 선수 손흥민 등의 릴레이 기부가 이어졌지만 현행 세법상 이들은 해당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정부는 제도가 취지대로 운용될 수 있도록 보완 입법을 통해 세액공제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1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기획재정부는 고향사랑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 특례를 규정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제58조의 개정 규정 적용 시기를 올해 1월1일로 앞당기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을 지난 10일 입법예고했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개인이 거주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 500만원 한도로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소득세에서 세액 공제해주는 제도다. 기부액의 30% 수준의 지역 특산물도 답례품으로 지급된다. 행정안전부는 애초부터 올해 1월1일 시행 목표로 이같은 내용의 고향사랑 기부금법을 2021년 제정했고 이후 수차례 올해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홍보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말 개정된 조특법 58조를 보면 고향사랑 기부금에 대한 세액공제는 2025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고 명시돼있다. 고향사랑 기부제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이달부터 제이홉과 손흥민 등 예체능계 인사를 비롯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나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도 각자 고향에 일정액을 기부했지만 현행 세법상 이들은 기부액에 대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 상황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2년 유예하면서 실무진의 실수로 고향사랑 기부금 세액공제 시행일까지 함께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당초 조특법 상 각종 금투세 규정 시행일을 올해 1월1일로 설정하면서 같은 날 시행될 목적이었던 고향사랑 기부제 세액공제 조치(58조)도 같은 조특법 부칙에 포함시켰다.
그런데 지난해 말 여야가 금투세 시행을 2년 유예하기로 합의하자 기재부는 해당 부칙의 시행 시기를 통째로 2025년으로 개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고향사랑 기부제까지 유예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안과 세제개편안의 국회 합의가 늦어지면서 촉박하게 법안을 수정하다가 발생한 실수”라며 “여야 전문위원과 법제처 심사도 거쳐 개정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제처는 물론 해당 제도의 주무 부처인 행안부는 이 실수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법제처 관계자는 “제도 시행일은 부처의 정책적 판단 사항이라 기재부 안대로 심사했다”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당초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조특법 내용은 개정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행안부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입법예고한 대로 올해 중 법을 다시 개정해 올해 기부자가 모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기부 분에 대해 내년에 세액공제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올해 법을 개정하면 올해 기부자들이 세액공제를 받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이를 바로잡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과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목적”이라며 고향사랑 기부금 세액공제 특례 시행 시기를 올해 1월1일로 앞당기는 안을 발의했다. 한병도 의원실 관계자는 “당초 입법 취지에 맞게 올해 기부자들이 차질 없이 공제 혜택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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