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닭볶음면 수출로 날개...삼양식품, 10년만에 라면 2위 탈환
삼양식품 수출 5000억원 넘어
내수 위주 오뚜기는 매출 정체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의 해외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오뚜기를 제치고 10년 만에 라면시장 2위 자리를 탈환했다. 라면 1등 기업 농심은 지난해 해외 라면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바야흐로 해외시장에서의 성패가 라면 제조사들의 명운을 가르는 모양새다. 국내 인스턴트 라면의 해외 판매 규모는 올해 내수 판매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1963년 인스턴트 라면이 국내에 도입된 지 60년을 맞은 국내 라면산업은 이제 내수에서 해외로 주력 소비시장이 바뀐 것이다.
19일 매일경제가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 국내 라면 제조업체 4개사의 2022년도 기준 라면 매출액(잠정치)을 내수와 해외(수출+현지생산)로 나눠 집계한 결과, 해외 매출이 약 2조1000억원으로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라면 내수 매출은 약 2조4000억원으로 해외 매출과 차이가 3000억원 수준으로 좁혀졌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로 따져보면 농심은 국내 매출 1조2900억원, 해외 매출 1조100억원 등 합계 2조3000억원으로 전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했다. 삼양식품은 국내 2900억원, 수출 5500억원 등 합계 8400억원으로 오뚜기 7100억원(국내 6200억원, 해외 900억원)을 제치고 업계 2위에 올랐다. 수출이 1년 사이 1500억원이나 증가한 덕분이다.
삼양식품의 라면 매출이 오뚜기를 앞선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국내 인스턴트 라면 시장은 삼양식품이 1963년 9월 일본에서 라면 기계를 수입해와 생산하면서 개막됐다. 농심은 2년 뒤인 1965년 라면 생산을 시작했고, 팔도와 오뚜기는 각각 1983년과 1987년 후발주자로 뛰어들었다. 1980년대 농심과 선두 다툼을 하던 삼양식품은 1989년 말 불거진 우지(소기름) 파동으로 농심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2013년엔 오뚜기에도 밀리면서 3위까지 추락했다.
중국에선 현지의 대표 매운맛으로 통하는 마라를 활용한 ‘마라불닭볶음면’, 미주 지역에선 인기 핫소스인 하바네로를 접목한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중동에선 ‘마살라불닭볶음면’ 등 각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들을 낸 것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영업이익률은 10.6%로 경쟁사 대비 2~3배 가량 높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제품의 경우 국내에 비해 마케팅이나 영업 관련 부대 비용이 크게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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