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아마존 감원 칼바람···미 IT업계 6만명 이상 일자리 잃는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인력을 대거 늘렸지만 최근 실적이 악화되고 경기침체가 예고되자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CNBC는 미 IT업계에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해고 규모는 6만명 이상이라고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해외 경제 매체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올해 전체 직원 20만명의 5%에 해당하는 1만명을 해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MS는 지난해 7월과 10월에도 인력 감축을 진행했지만 당시에는 감축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WSJ는 지난해에도 전체 직원의 1% 정도를 감원했을 것이라 추산했다.
나델라 CEO는 “세계의 일부 지역은 불황에 들어섰고, 다른 지역들도 경기침체가 예상된다”며 인력 감축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4일 발표되는 MS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 보고 있다. MS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4% 감소한 바 있다.
미 대표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 또한 이달 초 기업 홈페이지에 올린 직원 대상 공지문에서 1만8000명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아마존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아마존이 지난해 11월 기기 사업부·채용·리테일 부문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고 발표할 당시 업계에서는 감원 규모를 1만명 정도로 점쳤지만, 이보다 배에 달하는 규모의 해고가 진행되는 것이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구글은 아직 전사적 해고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알파벳의 생명과학 자회사인 베일리가 최근 전체 인력의 약 15%인 2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이미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의 13%인 1만1000명을 해고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트위터 역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전체 직원의 절반 수준인 3700명이 해고됐다.
가상화폐 서비스 기업인 크립토닷컴과 코인베이스 역시 각각 500명, 2000명 감원 계획을 밝혔다. 클라우드컴퓨팅기업 세일즈포스도 지난해 1000명을 해고한 데 이어 올해 다시 전체 인력의 10%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빅테크 기업 중 애플은 아직까지 감원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애플은 작년 4분기 최대 협력업체 폭스콘의 중국 공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대규모 해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애플이 팬데믹 기간에도 고용을 크게 늘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CNBC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이에 맞춰 인력을 급하게 늘렸지만, 매출과 이익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성장이 둔화됐다”면서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며 감원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애플은 지난 2년간 채용을 크게 늘리지 않았고 이에 따라 현재 해고 계획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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