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정확한 선택으로 사망률 최소화”…중국 사망자 속출에도 축소 급급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가까이 취해진 ‘제로(0) 코로나’ 정책에 대해 “정확한 선택으로 중증·사망률을 최소화 했다”고 자평했다.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이후 중증·사망률 급증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버티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수 축소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화상으로 의료인 등 각계 인사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중국이 지난 3년간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편 것에 대해 “정확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고 인민일보가 19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어 “(고강도 방역으로) 여러 변이 바이러스의 충격을 견뎌냈고 중증률과 사망률을 최대한도로 낮췄다”면서 “인민 대중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방역 완화를 위한 귀중한 시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현재 코로나19 방역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고 여전히 힘겨운 시간이 존재하지만 앞에 서광이 비치고 있고 버티면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방역의 중심이 감염 방지에서 의료 구제로 옮겨갔고 중증을 방지하는 것이 중점 과제가 됐다”면서도 중증 환자와 사망자 폭증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달 초 중국 정부가 방역 규제를 전면적으로 완화한 이후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고 화장 시설이 부족할 정도로 사망자가 급증했지만, 당국은 현실을 가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코로나19 감염자 통계 발표 중단 등으로 불투명한 정보 공개에 대한 비판이 일자 중국 방역당국은 지난 14일에야 기저질환자를 포함한 포괄적 개념의 사망자 수치를 처음 공개했다.
그러나 이 마저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보건·의료 정보분석업체인 에어피니티는 지난달 이후 중국 내 실제 코로나19 사망자가 당국의 발표보다 10배 이상 많은 60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사망자 수를 축소하기 위해 병원에서 의사들에게 코로나19를 사인으로 기재하지 말라는 지침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베이징의 한 병원 의사의 말을 인용해 사망 진단서에 ‘코로나19로 인한 호흡부전’을 사망 원인으로 기재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병원 응급실에 붙어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 의사들도 병원 측으로부터 유사한 구두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상하이의 한 공립병원 의사는 “12월 이후 코로나19 사망자 분류를 중단했다”면서 “거의 모든 사망자가 코로나19 양성이기 때문에 분류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필립이라는 가명을 쓰는 허베이(河北)성 출신의 한 대학생은 로이터통신에 “지난달 말 78세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당시 병원에는 약이 없었고 병상도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방역 완화 이후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에 크게 실망했고 만약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였다면 그들은 사임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리아라는 가명의 또 다른 중국인도 “85세였던 아버지가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보인 후 사망했다”며 “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방역완화를 지지했지만 노인들의 희생을 무릅쓰고 이런 식으로 완화되길 원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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