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의 변곡점…신간 '변화의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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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7년, 살라딘의 군대 1만4천 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책은 11세기부터 20세기까지 유럽 사회의 변화상을 조명한다.
그러나 저자는 히틀러의 만행이 분명 비극적이지만 변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를 20세기 인물 중 누구보다 더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6세기 책 인쇄와 문해력, 17세기 과학과 의학 혁명, 18세기 계몽주의와 산업혁명, 19세기 운송과 통신의 발달, 20세기 전쟁과 전자제품 등이 각 시대의 변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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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1187년, 살라딘의 군대 1만4천 명이 진을 치고 있었다. 구호 기사단장은 600명의 기사로 수많은 군대를 상대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성전 기사단장은 구호 기사단장의 말을 비웃으며 죽을 줄 알면서도 호기롭게 전투에 임했다. 예루살렘은 결국 살라딘의 손에 떨어졌다. 십자군 전쟁이 본격화한 12세기는 피와 용기, 의지와 열정의 시대였다. 성전(聖戰)의 시대였으며 기사들과 영주, 그리고 전쟁의 배후에 있던 교황과 수도사들이 주인공인 시대였다.
그러나 영국 역사가 이언 모티머는 이 같은 주류 역사의 해석을 반박한다. 12세기의 심오한 변화에 성전이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보다는 인구 증가, 수도회 연결망의 확장, 지적 르네상스, 의학, 법치주의가 장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최근 번역돼 출간된 '변화의 세기'(현암사)를 통해서다.
책은 11세기부터 20세기까지 유럽 사회의 변화상을 조명한다. 세기별로 주요 변화를 제시하고, 변화의 주체가 되는 세력과 인물을 꼽는다. 예컨대 12세기의 주인공은 사자심왕 리처드나 십자군을 독려하고, 교황에 막강한 영향을 발휘했던 클레르보의 수도사 베르나르가 아니라 교회에 아리스토텔레스 철학과 변증법 논리를 도입한 수도사 피에르 아벨라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가 꼽은 세기별 주요 인물로는 교황의 권위를 크게 높인 교황 그레고리오 7세(11세기), 탁발 수도사를 받아들여 종교 확산에 기여한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13세기), 민족주의 발전에 자극을 주고 지역어 발전을 촉진한 잉글랜드왕 에드워드 3세(14세기), 대항해 시대를 연 콜럼버스(15세기), 종교개혁을 이끈 루터(16세기), 저서 '사회계약설'로 프랑스혁명에 불을 지핀 루소(18세기), 공산주의를 확립한 마르크스(19세기),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20세기) 등이다.
이 가운데 히틀러를 주요 인물로 선정한 건 논란의 소지가 있다. 그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사상자를 낸 2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범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히틀러의 만행이 분명 비극적이지만 변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를 20세기 인물 중 누구보다 더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쟁과 대학살을 통해 과학과 의학이 혁신될 수밖에 없게 만듦으로써 한 세기 내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다.
저자는 이 밖에도 변화의 주체가 된 사건도 설명한다. 16세기 책 인쇄와 문해력, 17세기 과학과 의학 혁명, 18세기 계몽주의와 산업혁명, 19세기 운송과 통신의 발달, 20세기 전쟁과 전자제품 등이 각 시대의 변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현암사. 60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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