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여자 100m 銀' 찬드, 금지약물 복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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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100m와 200m에서 모두 2위에 오른 두티 찬드(27·인도)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일반 남성 수준의 남성 호르몬 수치로 논란을 부르고, 인도 육상 선수 중 최초로 동성애 사실을 공개한 찬드가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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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100m와 200m에서 모두 2위에 오른 두티 찬드(27·인도)가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일반 남성 수준의 남성 호르몬 수치로 논란을 부르고, 인도 육상 선수 중 최초로 동성애 사실을 공개한 찬드가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더힌두 등 인도 언론은 18일(현지시간) "찬드가 지난해 12월 5일에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안다린과 오스타린 등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됐다"며 "인도육상연맹은 찬드에게 일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B 샘플 검사와 선수의 소명 등 절차를 밟아 찬드의 징계를 확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찬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를 끌어내려라.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찬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며 인도 육상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당시 여자 100m 결선에서 11초32로 2위에 올랐다.
인도가 여자 100m에서 은메달을 딴 것은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P.T. 우샤 이후 32년 만이었다. 찬드는 여자 200m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실 찬드가 세계 육상계에 이름을 알린 건, 실력이 아닌 '호르몬 이슈' 때문이었다.
찬드는 2012년 인도 청소년 육상대회 100m에서 11.8초로 우승하며 유망주로 떠올랐다.
2013년 아시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 200m에서 23.81초로 3위에 올라 아시아 무대 경쟁력도 증명했다.
하지만 2014년 7월 세계육상연맹이 "찬드의 남성 호르몬 수치가 기준치보다 높다"며 여자 대회 참가를 무기한 금지했다.
찬드는 체내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 혈중농도가 10nmol/L(혈액 1리터당 10나노몰. 나노는 10억 분의 1)을 넘어섰다.
일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L(나노몰), 남성의 수치는 7.7∼29.4n㏖/L이다.
당시 세계육상연맹은 "여성으로 보기 어려운 테스토스테론 수치"라고 주장하며 "찬드는 약물 투여 혹은 수술로 수치를 낮춰야 국제대회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찬드는 이를 거부하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세계육상연맹을 제소했다.
길고 지루한 다툼이 끝에 2015년 7월 CAS는 "찬드가 여자 경기에 출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 덕에 찬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했고 이후에도 자유롭게 국제대회에 나섰다.
이후 세계육상연맹은 여자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을 남성 호르몬 제한(5nmol/L 이하) 대상으로 적용하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고, 이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찬드는 2019년 5월 "고향에서 만난 여성과 5년째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고백해 주목받았다.
인도 대법원은 2018년 9월 '게이 금지법'으로 불리던 '동성 간의 성행위 관련 처벌법'을 위헌으로 판결했다.
찬드는 "대법원의 결정 덕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며 "세상 모두가 모두를 사랑할 자유가 있다. 사랑은 거부할 수 없는 감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찬드는 위협을 받기도 했지만, 인도 스포츠 인권의 상징으로 부상하며 인기도 누렸다.
하지만 금지약물 복용 의혹으로 당분간 트랙에는 설 수 없게 됐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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