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원 강요미수' 이동재 前 채널A 기자 2심도 무죄

"검찰에 영향력 행사할 수 있다 보기 어려워…협박 안 돼"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취재원을 협박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리 정보를 알려달라고 강요한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양경승 부장판사)는 19일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기자와 공범인 후배 백모 기자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서신 등을 통해 전한 내용의 요지는 '우리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검찰을 통해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피고인들이 직접 해악을 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 경우 협박이 성립하려면 피고인들이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임의로 조종할 수 있다고 객관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며 "제삼자가 봤을 때 실제로 그렇게 평가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전 기자는 선고 후 취재진에게 "정치 권력, 언론, 사기꾼, 음모론자들의 총체적인 권언유착이었음이 또다시 드러났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이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기자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위협해 당시 여권 인사의 비리 정보를 말하게 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2020년 8월 기소됐다.

그는 2020년 2∼3월 이 전 대표가 수감된 구치소에 다섯 차례 편지를 보내고 이 전 대표의 대리인인 지모 씨를 세 차례 만나 비리 정보를 털어놓지 않으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것처럼 위협한 혐의를 받았다.

이 일은 지씨의 제보로 MBC를 통해 처음 보도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씨가 '검언유착' 프레임을 만들려고 당시 여권 인사들과 함께 이 전 기자를 상대로 함정을 팠다는 '권언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전 기자의 발언이나 서신 내용이 강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명백한 취재윤리 위반이고 도덕적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며 "잘못을 정당화하거나 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youngle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