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서 선배 흉기로 찌른 인천대생, 집행유예 받고 석방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대학교의 한 단과대학 MT(Membership Training)에서 싸움을 말리던 선배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대학생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석방됐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는 19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인천대생 A(21)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처 부위 등을 고려하면 '의식적으로 흉기를 찌르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히고 흉기를 찾아 피해자에게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보더라도 젊은 학생들이 다투는 과정에서 발생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범행 경위 등을 살펴보면 심신미약 주장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면서도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자 측과 원만히 합의를 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범행 당시 상황과 관련해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은 기억하면서 불리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변명해 개정 의지가 없다"면서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동기에 참작할 만한 점이 없는 점, 초범인 점, 미수에 그친 점,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인하려는 고의가 없었다"며 "범행의 동기, 수단, 과정 등을 봤을 때 살인의 고의가 존재했는지 증명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죄의 심증이 있더라도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졌다"며 "당시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였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도 "저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앞으로는 술에 손도 안 대고 흉기 드는 행위도 하지 않겠다"며 "다신 이런 일이 없게 하겠으니 딱 한번만 선처 부탁드린다"고 울먹였다.

A씨는 지난해 8월30일 오전 5시께 인천 중구 한 펜션 앞에서 대학교 선배인 2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MT에 참여한 A씨는 술에 취한 상태로 다른 선배 C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자신을 말리며 훈계한 B씨에게 앙심을 품고 흉기로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흉기에 찔린 B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dy012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