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숙련도에 따라 진단율 달라…‘복부초음파 검사’로 알 수 있는 질환은? [인터뷰]

윤새롬 2023. 1. 19. 14: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초음파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한계를 넘어선 음파다. 방향을 갖고 움직일 수 있고 물체에 반사되는 특징이 있어, 이를 이용하면 몸속에 기구를 삽입하지 않아도 몸속의 구조를 직접 볼 수 있다. 이중 상복부초음파 검사는 간과 담낭, 담관, 췌장 등의 장기를 볼 수 있는 검사로, 건강검진 시에 받기도 하고 상복부 통증이나 불편감이 느껴질 때 받기도 한다. 초음파 증례집을 발간하는 등 복부초음파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내과 이승현 원장(이승현내과의원)은 “복부초음파는 검사하는 의사의 숙련도 및 전문성에 따라 진단율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이승현 원장에게 복부초음파에 대해 좀더 자세한 내용을 물었다.

복부초음파 검사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Q. 초음파 검사의 원리가 궁금합니다.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없는 높은 주파수를 갖는 음파인 초음파(Ultrasound)를 사용해 진단 영상을 얻는 검사법입니다. 심장은 2~3MHz, 복부는 3~5MHz, 갑성선 및 유방 등 표층 장기는 7.5~10MHz 등 각기 다른 탐촉자를 사용하여 검사를 진행합니다. 또한 혈류의 방향에 따라 색을 정하고, 혈류의 속도에 따라 밝기를 정하는 색도플러(Color doppler) 및 출력 도플러(Power doppler) 검사가 가능한 초음파 기기의 발달로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Q. 상복부 초음파 검사로 발견할 수 있는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상복부 초음파로는 간장, 담도계, 췌장, 비장, 신장, 위장관, 복막의 이상 징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관별 발견할 수 있는 자세한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간장: 간세포암, 전이성간암, 간낭종, 간농양, 혈관종, 간경변증, 지방간, 만성간염, 간내담석증, 간내담관확장증
담도계: 담석증, 담낭염, 담낭용종, 담낭암, 선천성 총담관확장증, 담관암, 과형성성담낭증, 담낭선근종증, 콜레스테롤침착증
췌장: 급성췌장염, 만성췌장염, 췌장암, 췌가성낭종, 췌석
비장: 낭종, 백혈병, 악성림프종, 비혈종
신장: 수신증, 단순성 낭종, 다발성 낭종신, 신장 종양(양성 및 악성), 신장결석, 만성신부전, 신주위 농양 및 혈종, 이식신장의 평가
위장관: 위암, 대장암, 장관폐쇄, 소장종괴, 충수염
복막: 복수, 복막암, 복강내 농양

Q. 보통 건강검진에 복부초음파 검사가 포함되어 있는데요. 건강검진 이외에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까요?
복부초음파 검사는 ‘내과 진료의 청진기와 같다’라고 말합니다. 복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때 복부초음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복부가 아닌 전신 증상, 이를테면 피로감, 어지럼증, 체중감소 등 복부와 관련이 없는 증상이 있을 때도 복부 안에 있는 장기의 질환으로 인한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아보기를 권합니다.

Q. 복부초음파 검사는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진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검사를 진행하면서 정확도에 따라 진단 및 치료가 달라진 사례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초음파 검사는 CT, MRI에 비해 진단율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으나, 검사자의 숙련도 및 전문성에 따라 진단율이 굉장히 달라집니다. 실제로, 대형 병원의 복부 CT에서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저희 병원에서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종양을 진단한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 한 70대 남성분이 약 10일 전부터 몸살과 오한, 전신 쇠약, 침이 마르는 증상이 있어 저희 병원을 찾았는데요. 복부초음파 검사를 한 결과, 췌장 두부에 종양이 관찰되어 종합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 췌장의 신경내분비종양(악성)을 진단받아 로봇 수술을 받고 완치 되었습니다. 이처럼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도 췌장암일 수 있는데요. 복부초음파 검사는 복부에서 일어나는 증상에 대해서만 필요한 검사가 아니라, 어지럼증이나 피로감, 호흡 곤란 등 다양한 전신 증상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을 때에도 꼭 해봐야 하는 검사입니다.

복부초음파 검사로 췌장 두부의 종양을 발견한 사례 ㅣ출처: 이승현내과의원



또 다른 사례로는, 40대 남성이 최근 혈당이 높아지고 피로감, 소화불량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복부초음파 검사를 실시했는데요. 좌측 신장에 약 1.2cm 크기의 작은 종양이 관찰되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복부 CT를 받아보니, 신장암 1기를 진단받아 신장 부분절제술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Q. 이와 같은 사례들을 바탕으로 초음파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의료진을 위한 초음파 관련 서적도 집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외과초음파학’과 ‘흥미로운 초음파 증례의 질의 토론’인데요. 흥미로운 초음파 증례의 질의 토론은 평소 초음파 진단에 관련된 궁금증이 많았던 일차 진료 의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외과초음파학은 100여 명의 의사가 함께 집필한 외과 최초 초음파 교과서로, 제가 진단한 췌장과 비장의 7가지 증례 부분이 수록되었습니다. 췌장과 비장은 진단이 제일 어렵다고 알려져 있으며, 원인불명의 소화불량이나 복통, 허리통증, 체중감소, 혈당의 갑작스러운 상승이 있는 분들은 꼭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아보길 추천합니다.

이승현 원장이 집필한 복부초음파 검사 관련 서적 ㅣ출처: YES24

Q.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기 전 준비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적절한 금식을 하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준비사항은 없습니다. 금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췌장 및 담낭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장기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복부초음파 검사는 허리가 아파서 눕지 못하는 경우 앉아서도 검사가 가능하며, 특별한 통증 없이 검사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승현 원장ㅣ출처: 이승현내과의원

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이승현 원장(이승현내과의원 내과 전문의)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