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월례비만 38억 뜯겨"… 290개社 불법행위 신고

김희정 기자 2023. 1. 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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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까지 약 2주에 걸쳐 진행한 민간 건설현장 불법행위 피해사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12개 건설 분야 유관협회를 통해 조사한 결과 총 290개사가 불법행위를 신고했다.

최근 피해가 발생해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건설현장은 5개 지방국토관리청을 중심으로 지방경찰청·고용노동부 지청·공정거래위원회 지역사무소 등과 함께 구성된 권역별 지역협의체를 활용해 집중 점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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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민간 건설현장 불법행위 실태조사.."전국 1489곳서 총 2070건 발생"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건설 현장 불법 행위를 수사하는 경찰이 19일 오후 서울 금천구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나서고 있다.2023.1.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건설사는 최근 4년간 18곳 현장에서 44명의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월례비 등 697회에 걸쳐 38억원 지급했다. B건설사 역시 2021년 10월 모 현장에서 10개 노조로부터 전임비를 강요받아 월 1547만원을 지급했다. 1개 노조당 100만~200만원 꼴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까지 약 2주에 걸쳐 진행한 민간 건설현장 불법행위 피해사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12개 건설 분야 유관협회를 통해 조사한 결과 총 290개사가 불법행위를 신고했다.

이 중 133개 업체는 월례비 등 부당금품을 지급한 계좌 내역 등 입증자료를 보유하고 있고 84개 업체는 이미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행위는 전국 1489곳 현장에서 발생했고 수도권이 681곳, 부산·울산·경남권이 521곳으로 약 80%에 달했다.

총 12개의 유형별로 2070건의 불법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월례비 요구가 1215건으로 절반을 넘었고 노조전임비를 강요하는 사례가 567건으로 뒤를 이었다. 부당금품 수취가 전체 불법행위의 8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 사용 강요 68건 △채용 강요 57건 △운송거부 40건 순으로 유형별 피해건수가 집계됐다.

피해액을 제출한 118개 업체는 최근 3년간 1686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응답했다. 1개 업체에서 적게는 600만원에서 많게는 50억원까지 피해가 발생했다. 계좌 지급내역 등 입증자료를 보유한 업체의 피해액만 집계한 결과로, 타워크레인 월례비와 강요에 의한 노조전임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건설현장에서의 불법행위 발생 시 공사 지연은 329개 현장에서 있었다고 응답했다. 최소 2일에서 많게는 120일까지 지연된 사례도 있었다. C아파트 건설현장에서 4개 건설 노조로부터 외국인 근로자 출입통제 등 작업방해로 1개월, 수당지급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쟁의행위로 3개월 등 총 4개월 간 공사가 지연됐다.

국토부는 피해 사실이 구체화 된 건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최근 피해가 발생해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건설현장은 5개 지방국토관리청을 중심으로 지방경찰청·고용노동부 지청·공정거래위원회 지역사무소 등과 함께 구성된 권역별 지역협의체를 활용해 집중 점검에 나선다.

근본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민·관 협의체 4차 회의도 이날 오후 개최했다. △강요에 의한 노조전임비 △타워크레인 월례비 △채용 강요 △장비사용 강요 등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 조문 검토 등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민간건설사들이 건설 노조의 불법행위에 속절없이 끌려가면서도 보복이 두려워 경찰 신고조차 못했다"라며 "이제는 법과 원칙으로 노조의 횡포와 건설사의 자포자기,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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