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모CB 악용 엄단한다"...쌍방울 등 겨냥

우연수 기자 2023. 1. 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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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난해 에디슨EV 등 16건…CB 악용 불공정거래↑
CB 인수 후 주가 띄우고 주식 전환 수법 등
비상장주식 대용납입 시 공시 강화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감독원이 조사·공시·회계·검사 등 자본시장 모든 부문이 참여하는 '사모 전환사채(CB) 합동대응반'을 운영한다. 에디슨EV를 둘러싼 시세조종 등 CB가 불공정 거래의 온상이 되고 있단 판단에서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부터 CB를 악용한 불공정 거래에 대한 집중 감시체계를 가동해 에디슨EV 등 16건의 중대 사건을 패스트트랙을 통해 신속 처리했다. 1월 현재 14건의 CB 관련 중대사건을 조사 중이며 발행내역 전수 점검, 언론보도·제보·이상징후 분석 등을 통해 총 56건의 종목을 추가로 발굴해 분석을 진행 중이다.

특히 조사·공시·회계·검사 부문 합동 대응반을 운영해 불공정 거래, 공시 위반 및 불건전 영업행위 등에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조사국에서는 협의점이 뚜렷하거나 부당이득 금액이 높은 중대사건을 위주로 조사를 진행한다. 기업공시국과 공시심사실은 CB 관련 발행공시·지분공시·주요사항보고서 등 공시를, 회계감리국은 사모 CB 발행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집중 모니터링을 담담한다. CB 발행 금액이나 횟수가 과다하거나 조달 금액의 용처가 불분명한 등 분식 위험도가 높은 기업은 우선적으로 심사·감리 대상에 오르게 된다. 금융투자검사국은 사모 CB의 매매·중개 과정에서 증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있었는지 점검한다.

금감원이 사모 CB 조사 강화 방안을 내놓은 이유는 CB 발행 규모 급증과 더불어 이를 악용한 불공정 거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쌍용차 인수를 둘러싼 에디슨EV의 주가조작과 2013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이 있다. 또 김 전 회장은 2018~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CB 200억원을 거래하면서 관련 내용을 허위 공시하고 회삿돈을 배임·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3년 간(2020~2022년) 사모 CB 발행 금액은 총 23조2000억원(1384건)이다. 2013~2015년 사모 CB 발행 금액은 4조6000억원(481건)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CB 연계 불공정 거래로는 CB 인수 후 시세조종,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주가를 상승키키고 주식으로 전환해 부당이득을 획득하는 수법이 있다. 최근에는 여러 상장사가 연계된 불공정 거래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등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CB를 발행사가 회수한 후 최대주주 또는 제3자에 헐값으로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교묘하게 빼돌리는 사례도 있었다.

불공정 거래 전력자인 A씨 등은 2021~2022년 중 투자조합을 통해 에디슨EV 등 다수 상장사를 인수한 뒤 대규모 자금조달(CB·BW) 위계, 허위사실 유포 및 시세조종 등으로 주가를 부양하고 보유 주식 등을 고가로 처분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획득했다. CB를 발행해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회사 덩치를 키운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주가조작 혐의로 지난 2013~2014년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특히 금감원은 대용납입을 통한 주주가치 훼손 사례에 주목하며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한 상장사는 CB를 발행하면서 납입금으로 현금이 아닌 비상장주식을 대용납입 받았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하며 2020년 말 재무제표상 비상장주식에 대해 취득가액의 61.5% 평가손실이 인식됐다. 대용납입 자산에 대한 증거 부족으로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에 금감원은 CB 발행 결정 주요사항보고서에 납입방법을 필수 기재 사항으로 추가하고 대용납입의 경우 납입 자산 상세 내역 및 평가방법을 적시하도록 기업공시서식을 개정할 예정이다. 특히 비상장주식을 통한 대용납입시 해당 비상장사의 개요를 기재하도록 한다.

발행된 CB를 발행사가 만기 전 취득하는 경우 관련 내용을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감원은 CB 발행 결정 주요사항 보고서에 적힌 내용을 중점 심사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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