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산업용 절단기 칼날 ‘3D 프린터’로 복원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금속 3D 프린터가 티타늄 합금 블레이드의 손상부를 복원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타이어 소재를 절단할 때 쓰는 칼날이 마모됐을 때 이를 복원해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새로 개발했다. 값비싼 칼날의 재사용률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칼날을 만들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절반 넘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원자력연은 19일 타이어 소재 절단에 쓰이는 티타늄 합금 블레이드(이하 블레이드)의 손상부를 복원할 수 있는 ‘산업용 금속 소재 부품 적층 복원용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원래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기술이었으나, 원자력연이 한국타이어와 연구개발을 통해 일반 산업 분야에서도 쓸 수 있도록 새로 적용한 것이다.

티타늄 합금은 강도가 우수하고 화학적으로 다른 물질과 접촉해도 부식을 비롯한 각종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때문에 타이어 소재 절단용 블레이드로 많이 쓰여왔으나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블레이드를 반복해서 쓴 결과 칼날에 마모가 발생하면 새로 구매해야 했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갔다.

김현길 원자력연 핵연료안전연구부장 연구팀은 블레이드의 손상된 부분에 고출력 레이저를 발사해 금속 재료를 겹겹이 쌓아올리는 ‘분말 적층 방식’으로 블레이드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손상된 칼날을 갈아내는 게 아니라 3D 프린터를 이용해 칼날을 새로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이 기술로 복원된 블레이드는 현재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블레이드를 새로 사는 게 아니라 3D 프린터로 복원해 재사용하면 블레이드 구매비용 50%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국타이어는 설명했다. 또 블레이드를 새로 만들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60% 이상 줄일 수 있어 탄소저감에 기여하는 친환경적 제조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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