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취업 대신 '방콕'... 스스로 담쌓은 청년들
28살 김 모 씨는 대학 졸업 후 제대로 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습니다.
그러다가 통풍이 발병해 일하는 것마저도 쉽지 않게 됐습니다.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김 씨는 20대 초반부터 6년 가까이 거의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은둔 생활을 했습니다.
[김 모 씨 / 28살 : 건강상의 이유로 취업이 좀 힘들던 부분이 있었고요. 한창 24살 때 (지병이) 발병했으니까 가족들한테 실망감도 느끼고 저 자신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도 느끼고 해서 방 안에서만 틀어박혀 있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고립 생활을 하는 청년이 서울에만 1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 청년 20명 가운데 1명꼴로 주변에 도움을 구할 사람이 없거나 사람들과 교류를 거의 안 하고 사는 겁니다.
또 이들 10명 가운데 4명은 이런 생활을 5년 넘게 지속했습니다.
최소 여섯 달 넘게 집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도 3만 명이 넘습니다.
청년들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이유로 '실직과 취업의 어려움'과 '심리·정신적 고통'을 꼽았습니다.
쉽게 말해 극심한 취업난 속에 현실은 녹록지 않은 데다 과도한 경쟁과 반복되는 실패, 끊임없는 비교 속 자존감이 추락한 상황에서 차라리 세상과의 단절을 택했다는 겁니다.
[김옥란 / 사단법인 푸른고래 청년리커버리 센터장 : 이런 대학은 가야 하고 이때는 학교 가야 하고 결혼 해야 하고 이런 기준들이 있는데 그 기준에 자기가 부합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자존감이나 위축감이 너무 드는 거예요.]
고립 청년 20% 가까이가 정신건강 관련 약물을 복용한다고 말한 만큼 고립 생활은 우울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동하/ 21살(은둔 생활 경험자) : 은둔 생활을 횟수로는 3~4번 됐을 거고 최장 기간 4~5개월? 너무 방 안에만 있으니까 우울감이 너무 심해지더라고요.]
상황이 심각한데도 이번이 전국 첫 실태조사인 만큼 정부 차원의 실태 파악과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서울시는 우선 이번 조사를 토대로 고립 청년들을 위한 상담 시스템과 전문센터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촬영기자 : 정희인
영상편집 : 김지연
그래픽 : 권보희
자막뉴스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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