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걱정없이 맘껏 쓰세요"..문화정보원 공공안심글꼴 인기

최근 글꼴 관련 저작권 침해소송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저작권 침해 걱정 없이 국민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안심글꼴'이 인기를 얻고 있다. 공공안심글꼴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만든 고유의 서체로 해당 기관에서 글꼴 파일을 개발해 저작권 문제로부터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공공누리를 통해 보급되고 있다.

한국문화정보원(문정원)은 각 기관에서 개발한 전용서체를 공공안심글꼴로 개방하도록 지원하고 공공누리를 통해 2020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문정원에 따르면 현재 43개 기관에서 공공누리 누리집을 통해 총150종의 글꼴을 제공하고 있다. 개방된 공공안심글꼴들은 독특한 특성을 가져 매력적일 뿐 아니라 특히 손글씨 기반의 글꼴의 경우 제작 히스토리가 더해져 특별함이 강조된다는 평가다.

손글씨 글꼴 중 '칠곡할매서체'는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늦은 나이 한글을 깨우친 어르신들의 글씨로 개발됐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는 어린이 손글씨 공모전을 통해 어린이들 손글씨를 자체 글꼴로 개발했다.

공공안심글꼴은 출처표시만 한다면 무료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민간시장에서도 활용도가 매우 높다. 기업에서는 주로 제품디자인, 영상콘텐츠, 플랫폼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최근에는 한글과컴퓨터, 미리캔버스 등과의 협업으로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의 한글2018과 2020 버전에 있는 '한컴애셋'을 통해 공공안심글꼴을 사용할 수 있다. 디자인 플랫폼인 미리캔버스에서는 텍스트 메뉴의 '저작권 안심글꼴' 탭에서 다양한 공공안심글꼴을 템플릿에 적용해 디자인할 수 있다. MS오피스 프로그램의 탑재를 위한 협약도 체결돼 올해 상반기 중 칠곡할매서체를 포함한 7종이 서비스될 예정이다.

문정원은 공공저작물 활용기업에 대한 사업화 지원을 해주는 '공공키움' 사업을 매년 운영하고 있다. 문정원 관계자는 "공공안심글꼴은 제품 또는 서비스에 어렵지 않게 활용 가능하고 디자인적 요소로도 뛰어나기 때문에 활용에 대한 창업기업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공공안심글꼴은 공공키움 사업에서도 톡톡히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공공키움 참여기업 중 킴델숀은 안동시의 '안동까투리체'를 활용한 스낵을 출시했다. 마음생각연구소는 치매예방콘텐츠인 두뇌건강보드게임에 공공안심글꼴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맘모식스는 메타버스 기반의 서울 배경 관광투어 게임콘텐츠 '갤럭시티-서울'에, 에쉬에서는 한글을 삽입한 티셔츠 디자인에 공공안심글꼴을 적용했다.

'서울남산체, 서울한강체'를 활용한 두뇌건강보드게임/ 사진=(주)마음생각연구소 제공

DIY 키트 제조 기업 라돈은 한국문화유산 체험 키트 개발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서비스에 공공안심글꼴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정원은 공공안심글꼴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한글날, 공공누리 누리집을 통해 인기 공공안심글꼴 선정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대구 달서구'달서달링체' △강원도 횡성군'횡성한우체' △경기도 포천시'포천막걸리체' △전라남도 완도군'완도희망체' △부산광역시 '부산체' 가 상위 5개 글꼴로 선정되었다. 이밖에 안동시의 엄마까투리체, 정선군의 정선동강체, 수성구의 수성혜정체, 광주광역시의 빛고을광주체, 상주시의 상주곶감체 등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글꼴이 주목을 받았다.

문정원 관계자는 "설날을 맞아 새해 연하장과 인사카드에도 공공안심글꼴을 사용할 수 있다"며 "공공안심글꼴은 문정원 공공누리 누리집을 통해 직접 내려받을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희경 문정원장은 "공공안심글꼴은 기관과 지역의 특성을 표현한 글꼴로 상징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데도 큰 힘이 될 자원이 될 것"이라며 "아직 개방되지 못하거나 개발 중인 지역의 글꼴들이 안전하게 국민에게 개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