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판도 ‘봄’ 맞이 준비…투자·증설 이어간다

이다원 2023. 1. 1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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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판 1위’ 日 이비덴, 2500억엔 투자
신규 공장 짓고 기판 캐파 확장 시도
반도체 ‘겨울’에 활황이던 기판도 주춤
하지만 반등시엔 고속성장 기대감↑
韓 ‘양강’ 삼성전기·LG이노텍, 속속 투자
미래 먹거리로 FC-BGA 낙점…경쟁 확산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전 세계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이 다가올 반도체 ‘봄’을 대비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보하며 늘어날 수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19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패키지 기판 기업 이비덴은 최근 2500억엔(약 2조4000억원)을 들여 일본 기후현 오노쵸에 신규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비덴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생산을 위해 신공장을 마련키로 했다. 가동 시점은 오는 2025년이며 공장은 약 15만제곱미터(㎡) 규모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 글로벌 1위 기업인 이비덴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성 확보에 나섰다. 올해 가동을 앞둔 사업장에 더해 신규 캐파(생산 능력)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비덴 측은 “반도체 시황이 지금은 악화하고 있지만 추세적으로는 향후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며 선제 투자를 통해 반도체 기판을 비롯한 제품 라인업 생산능력을 늘려 나가겠단 포부를 전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와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 핵심 부품이다. 따라서 반도체 업황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기판 시장 역시 최근 성장 둔화를 겪었다. 반도체 기판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다”며 “재고 조정 여파가 부품 기업까지 밀려오면서 당장 기판 시장도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5G 등 미래 산업의 성장이 가시화한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관련 반도체 기판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는 글로벌 반도체 패키지 시장 매출액이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1%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기판 역시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만큼 점차 수익성 높은 반도체 기판이 주목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기판 업계는 대표적 미래 먹거리로 플립칩 볼 그리드 어레이(FC-BGA) 기판을 점찍었다.

PC, 서버 등의 반도체칩을 메인기판과 연결하는 반도체용 기판인 FC-BGA는 PC, 네트워크 등의 중앙처리장치(CPU)에 쓰인다.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FC-BGA를 비롯한 패키지 기판 수요가 늘어나 한때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이 모두 높은 시장인 만큼 국내 반도체 기판 기업들도 해당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세계 1위’ 이비덴이 국내 기업을 견제해 적극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 출하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기(009150)는 베트남과 부산·세종 등에 생산 거점을 두고 FC-BGA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총 1조9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서버용 FC-BGA 양산을 시작하며 글로벌 시장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도 삼성전기는 FC-BGA 시장 공략을 이어갈 예정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FC-BGA 사업과 관련해 “올해는 사업을 키울 것”이라며 “서버 사업에서 매출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이노텍 본사. (사진=LG이노텍)
FC-BGA 시장 진출을 선언한 LG이노텍(011070)은 올해 해당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지난해 2월 FC-BGA 시장에 뛰어든 LG이노텍은 9월께 시제품을 선보였고 이르면 올해 말께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앞서 확보했던 기판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FC-BGA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PC·전장용 기판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구축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신년사에서 기판소재 사업 부문의 미래 먹거리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빠르게 성장시키자고 당부했다.

이다원 (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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