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세계 첫 다이오드 결합 '펨토초 레이저 현미경' 개발

기사내용 요약
암·종양 조기 진단 가능한 영상기술(CARS) 국산화 성공
기존 장비 대비 가격 90%↓ 상용화 눈앞…암진단·신약분석 활용

[대전=뉴시스] ETRI 비선형 라만 분자 진동 영상 기기.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반도체 발광소자로 펨토초( 1000조분의 1초(10-15분초) 레이저 기반의 실시간 라만 분자 진동 영상기술(CARS)을 개발했다.

CARS는 동시에 두 개의 서로 다른 빛을 샘플에 조사해 표적이 되는 분자의 진동에 따른 빛 주파수 차이를 영상화하는 기술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펨토초 레이저에 다이오드 결합 방식을 활용해 '비선형 라만 분자진동 영상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술국산화와 동시에 가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고 이른 시일내 상용화도 기대된다.

펨토초 단위로 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이 광학현미경 기술은 형광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관찰시간에 제한이 없고 형질변화에 따른 부작용이 없다.

그동안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진단을 위해 CT와 MRI가 많이 사용됐으나 이 장비들은 비정상적 병변조직이 발병된 이후에 활용돼 병리학적 진단을 위해선 추가로 광학적 세포조직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카스(CARS) 현미경은 병변 이전의 조기진단에 활용되며 특히 염색없이 세포조직 내 암 표지자(CH2)와 같은 작은 특정분자의 영상을 볼 수 있어 발병 전 활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 현미경으로 샘플을 관찰하면 정상조직인지 암조직인지 쉽게 알 수 있다.

ETRI의 이 기술은 ▲다이오드 기반의 펨토초 레이저 기술 ▲고정밀 광학계 기술 ▲현미경 자동화 기술이 핵심이다.

그동안 외산 CARS 현미경은 성능이 뛰어나지만 두 대의 레이저로 구성돼 가격이 10억원대로 비싸고 책상 두 배 규모로 크다.

이번에 연구진은 레이저 기술 개발로 가격을 기존 대비 10% 이내로 현저히 낮췄고 레이저도 한 대로 해결해 크기를 기존 절반 이하로 줄였다. 기술고도화를 통해 노트북 두 배 정도의 크기로도 줄일 수도 있으며, 향후 내시경 기술로도 활용가능하다.

[대전=뉴시스] ETRI 연구진이 CARS 라만 현미경을 통해 관측된 세포조직의 병변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레이저 출력도 기존 실험실 수준(200㎽에서 1W로 5배 가량 끌어올려 세계적 성능을 확보했다.

영상기술은 1024x1024 픽셀 해상도에서 1초당 7.5프레임 스캔 속도를 나타내 외산기술보다 4배 높은 해상도와 영상해석 속도도 최대 4배 가까이 빠르다.

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송동훈 박사는 "1초에 7.5장의 영상송출이 가능해 실시간 샘플을 즉시 볼 수 있고 끊김 없는 영상분석이 가능한 수준이다"며 "외산장비에서 적용한 갈바노-갈바노 스캔 거울보다 더욱 빠른 공진-갈바노 스캔 거울을 사용, 세계에서 가장 빠른 라만 분자 진동 영상 획득시간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ETRI는 이 기술과 관련해 국내·외서 다수 특허를 출원했으며 옵틱스 익스프레스(Optics Express) 저널 등 국제 학술지에 잇따라 기술을 소개했다. 현재 기술사업화를 위해 ETRI 연구소기업인 ㈜블루타일랩에 기술출자된 상태다.

충남대학교병원 병리과 여민경 교수는 "ETRI가 개발한 기술은 종양의 조기 진단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질환의 원인 분석, 신약 분석 등 다양한 의료현장에 활용되어 미래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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