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 "'안중근' 위해 14Kg 감량"...양준모 "해주 공연 상상"
기사내용 요약
뮤지컬 '영웅' 아홉번째 시즌
윤호진 예술감독 "윤제균, 무모한 도전 큰 용기"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무대에서 영웅적 면모보다는 항상 올곧은 생각을 가진 평범한 인간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의 삶은 우리에게 햇빛 같죠."
배우 정성화는 2009년 초연부터 14년간 함께 걸어온 뮤지컬 '영웅'의 대표 얼굴이다. 아홉번째 시즌을 맞은 공연에서 여덟번을 안중근으로 살았다. 스크린으로 옮겨간 '영웅'도 그의 몫이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뮤지컬 '영웅' 간담회에서 그는 "안중근 의사를 연기할수록 굉장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작품은 자작나무 숲에서 약지를 조국독립에 바치는 순간으로 시작해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다.
"격랑의 시대에 나라와 정의를 생각하는 마음이 강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관객들이 그런 안중근을 오롯이 느끼게 하는 게 저의 책무이자 의무죠. 오해 없이 제 의도를 전달할 수 있도록 더 많이 연구하고 표현해야죠."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영화 '영웅'도 정성화가 주연이다. 2019년 촬영을 마쳤지만 코로나로 인해 개봉이 미뤄지다가 지난해 12월 공연과 함께 동시에 극장에 올랐다. 그는 "뮤지컬이 영화화된 건 꿈 같다"며 "소원을 이룬 순간이었다"고 벅찬 기분을 전했다.
영화를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도 했다. 식단 조절과 운동을 하며 14㎏을 감량했다. 당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영웅'을 공연하던 때였다. 온 힘을 다해 공연을 마치고선 다시 헬스장을 찾았다. "그 시절로 돌아가면 절대 다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웃었다.
공연 중 노래를 부르다가 정신을 잃은 적도 있었다. "갑자기 살을 빼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왔어요. (2막 마지막 곡인) '장부가'의 마지막 음을 내다가 기절했죠. 그 다음이 바로 암전이어서 관객들은 몰랐을 거예요. 블랙아웃이 돼서 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무대 뒤편에서 스태프들은 난리가 났었죠. 그 트라우마로 지금도 '장부가'를 부를 때면 조금 걱정이 돼요."
무대의 생생함을 구현하고자 영화의 노래는 라이브로 모두 소화했다. 영화 촬영에 앞서 윤제균 감독과 정성화가 공감대를 이룬 지점이다. "현장에서 라이브로 녹음한 건 딱 하나 이유였다. 관객들에게 저희의 호흡을 그대로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대에선 작지만 디테일한 부분이 주는 감정이 커요. 그 자연스러움을 전하고 싶었죠. 그런데 현장 라이브가 이렇게 어려울진 몰랐어요. 노래를 잘하면 감정이 무너지고, 감정을 잘 잡으면 노래가 무너지죠. 모든 노래를 14~15 테이크 정도 찍었고, '장부가'는 40번 넘게 불렀어요. 가장 탈진한 신이 영화에 나왔죠. 뮤지컬은 정제된 목소리와 또렷한 발성으로 더 섬세한 감정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초연부터 뮤지컬을 이끌어온 윤호진 에이콤 예술감독은 "저도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다. 윤제균 감독이 참 큰 용기를 냈다"며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뮤지컬 영화를 만드는 게 처음인데, 무모한 도전을 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잘 해냈다"고 밝혔다.
"윤제균 감독이 2017년에 영화화 해보고 싶다고 찾아왔어요. 공연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했죠. 상당히 오랜 시간 저와 얘기를 나눴고, 수많은 난관이 있었죠. 가장 크게 부딪친 건 안중근을 누가 하냐였어요. 저는 뮤지컬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투자사 측은 인지도 높은 배우를 원했죠. 우여곡절 끝에 정성화 배우가 주인공으로 결정되면서 큰 산을 하나 넘었죠."
국내 창작 뮤지컬이 영화로 제작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의 소재로 '제2의 영웅' 같은 작품이 또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뮤지컬이 영화로 한 발짝 내디뎠다는 의미가 크다"며 "우리 영화사에도 하나의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뮤지컬도 세월을 지나오며 계속 발전해왔다. 윤호진 감독은 "'영웅'은 매번 진화해왔고 이번 시즌도 인물들 관계나 무대 세트 등에 변화를 조금 줬다. 관객들의 좋은 반응이 제게 가장 큰 울림이 된다. 만들기를 참 잘한 작품"이라며 "내년이면 15주년인데 '영웅'은 계속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뉴욕 링컨센터, 2015년 하얼빈 환구극장에 올랐던 '영웅'의 해외 투어도 꿈꾸고 있다. 2025년에 30주년을 맞는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로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한 바 있다. 윤호진 감독은 "해외에서도 한국 뮤지컬이 우수하다고 인정한다. 중국과의 관계가 호전돼 중국 전체 도시에서 투어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고대했다.
2010년 재연부터 출연해온 배우 양준모도 한반도 평화 속에 공연하는 그날을 그렸다. 그는 데뷔작인 가극 '금강'으로 2005년 6.15 남북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로 평양에서 공연한 바 있다.
"실질적인 데뷔 무대가 평양이었어요. 문화가 정치를 뛰어넘은 경험이었죠. 이 작품이 안중근 의사의 고향인 (북한) 해주에서 공연하는 날을 상상해봐요.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잖아요. 민족이 하나 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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