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반란'은 올바른 판단이 될 수 있을까
뉴스페퍼민트 NewsPeppermint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는 인류가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일 겁니다. 정당화라는 단어는 이 목적이 선한 종류의 목적인 반면 수단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임을 암시합니다. 예를 들어 아픈 배우자를 살리기 위해 약방의 문을 부수는 것이나 강도에게 쫓기는 친구를 숨겨주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목적이 얼마나 가치 있느냐, 또 수단이 얼마나 무도한가에 따라 답을 내리고 생각을 바꿀 겁니다.
철학적으로 이는 칸트의 의무론과 벤담 등의 목적론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칸트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고, 벤담과 밀의 공리주의는 결과를 통해 행위를 판단하므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한 셈입니다.
[ https://premium.sbs.co.kr/article/rkRagLaBcx ]
목적에는 동의하지만, 수단에 이견
아브라모프의 이러한 행동의 목적은 매우 분명합니다. 아브라모프는 기후변화가 매우 심각하며, 지금 당장 정치인과 시민들을 설득하여 획기적인 정책의 변화를 끌어내지 않으면 인류가 재앙을 피하지 못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동료 피터 칼무스도 칼럼의 댓글에 이대로 간다면 이번 세기 안에 수십억 명이 사망할 수도 있다고 썼습니다. 아브라모프 역시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실제로 기후변화가 매우 심각하다는 데는 많은 과학자가 동의하고 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데도 이견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아브라모프와 칼무스는 이를 위해 다소 과격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 https://nyti.ms/3X1ufrO#permid=122480423 ]
그럼, 그들이 사용한 수단은 어떨까요? 여기서 아브라모프의 예상과 실제 세상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아브라모프는 무대에서 끌려 내려오고, 점심 세션에서 쫓겨나는 정도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학회는 이를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학회 기간 중 예정된 그들의 발표를 취소시켰고, 학회 차원의 징계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브라모프가 속한 연구소는 연구소 규정을 근거로 들어 그를 해고했습니다.
과학자와 운동가는 달라야
학회는 지구과학을 연구하는 이들이 적어도 자신의 연구에 있어 정치적 입장을 떠나 공평무사한 태도를 가지기를 원했을 수 있습니다. 물론 ‘기후변화에 대한 태도’가 학문적 결론인지 정치적 문제인지를 판단하는 것부터 정치적인 문제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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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premium.sbs.co.kr/article/G0yjM2RNfU ]
심영구 기자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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