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뉴스 한상] 다보스포럼, 무슨 행사길래?

이유정 2023. 1. 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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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의 다른 이름
1971년 창설 이후 53회째
'4차 산업혁명' 개념 처음 나와 화제
주요국 참석 저조하고 "환경에 역행" 비판도

 

◆세줄 요약

▶다보스포럼은 세계 최대의 경제 포럼입니다.

▶그동안 많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국제적 협력 방안이 도출됐지만 그에 못지않게 비판할 점도 존재합니다. 

▶모두에 의한, 모두를 위한 경제 포럼이 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슈 지글보글

○ 오늘은 어떤 주제일까요?

올해로 53회차를 맞은 다보스포럼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16일(현지시간) 개막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 18~19일 참석합니다. 대한민국 정상으로선 9년 만에 현장 참석해 특별연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연차총회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세계 각국 52명의 정상급 인사도 자리를 함께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에는 취소됐고 2022년에는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등 올해 행사가 열리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는데요, 다보스포럼은 어떤 행사인지 알아보겠습니다.   

‘2023 다보스포럼’에 참여한 사람들. 제공=다보스포럼

○ 다보스포럼이란?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WEF)입니다. 기업인∙정치인∙경제학자∙저널리스트 등이 세계 경제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모이는 자리입니다. 매년 1월 스위스 동부 휴양지 다보스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거죠.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다보스포럼에서 최초의 남·북한 각료급 접촉이 이뤄져 주목받았습니다. 

이 포럼의 창립자는 독일의 클라우스 슈밥 박사입니다. 프리부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가 1971년 유럽경영심포지엄(EMS)를 창설해 다보스에서 회의를 연 것이 현 다보스포럼의 시초라고 하죠. 

또 있습니다. 클라우스 슈밥 박사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라면 이 단어를 들으면 머리를 탁! 치실 거에요. 바로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입니다. 클라우스 슈밥 박사는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인물입니다. 그는 기존 산업분류(콜린 클라이크 방식)에서 정의되지 않는 모든 산업이 가져올 세계 경제 변화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렀습니다.  

※ 제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기존의 영역과 결합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을 이르는 말입니다. 농업 분야에서는 ‘스마트팜’, 교통 분야에서는 도심항공교통(UAM), 경제 분야에서는 ‘블록체인’, 교육 분야에서는 ‘딥러닝’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다보스포럼이 ‘지식의 향연’, ‘국제적 협력 모색의 장’으로서 새로운 지평을 연 이후 세계 곳곳에선 다보스포럼의 기치를 이어받아 크고 작은 행사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른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의 보아오포럼은 올 3월 말 하이난에서 대면으로 열릴 예정입니다. ‘유럽판 다보스포럼’으로는 유럽경제포럼(EFA)이 있습니다.

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18일(현지시간) 다보스 아메론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글로벌 리더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어떤 것들이 논의되고 있나요?

그동안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가 당면한 위기와 기회에 대해 해결방법과 가능성을 모색해나가는 장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23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입니다.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로 보호무역 기조가 형성되면서 세계는 여러 개의 작은 블록들로 쪼개지고 있습니다. 이에 자유·인권·평화와 같은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전 세계가 해결 방법을 탐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주제는  ‘전환점의 역사: 정부 정책과 기업 전략’이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위기로 인한 후폭풍이 한바탕 지나간 후 열린 첫 포럼으로, 인류가 공동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에 대해 머리를 맞댄 자리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2021년 행사 이전에 열린 ‘2020 다보스포럼’ 주제는 ‘화합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이해관계자들’이었습니다.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지속가능한 개발을 해야 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냈지요. 

2019 다보스포럼 주제는 ‘세계화 4.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구조 형성’이었습니다. 세계화가 무르익으면서 나타난 소득·일자리·기술 불평등을 해결하는 위한 자리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함께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아메론 호텔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가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성과가 무엇인가요.

다보스포럼은 농업·환경·경제·의료·디지털 등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농업 분야에서는 식품생산연합(FAA)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식품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디지털 농업 기업 그린랩스는 올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19일 '식량 문제 해결 세션'에서 디지털 솔루션 방안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라고도 하죠. 

또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7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기 오염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말라리아·결핵·에이즈로 인한 사망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라고 하는데요, 다보스포럼은 깨끗한 대기 환경·질을 위한 청정대기연합(ACA)을 형성해 대기 오염 정도를 측정하고 질소 산화물, 황산화물 등 오염 물질을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선 60여개국과 나무심기협약(‘1t.org’·1톤닷오알지)을 맺어 전 세계에 2030년까지 1조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고, 현재까지 30개가 넘는 기업이 60개국 이상에서 36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이 고도화하면서 11억개의 일자리가 향후 10년 동안 사라지거나 변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보스포럼은 재교육 혁신 플랫폼(RRP)을 통해 최소 10억명에게 2030년까지 새로운 기술을 다시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보스포럼은 코로나19에서 비롯한 각종 위기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잊지 않고 있어요. 그동안 세계백신면역연합을 통해 7억6000만명의 어린이가 예방 접종을 받았습니다. 

○ 미진한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피터 굿맨 뉴욕타임스 기자는 다보스포럼에 대해  “억만장자와 엘리트들이 환경오염·불평등 등 전 지구적 위기를 초래했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모순이다”라고 저서 <다보스맨>(2022)에서 저술한 바 있습니다. 자선단체인 ‘옥스팜’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동안 30시간마다 한명 꼴로 억만장자가 증가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역시 최근  “다보스포럼 기간 중 이착륙한 전세기만 1040대”라며 “환경 보호를 논하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명성에 비해 참석률도 저조해요. 외신 CNBC는 “주요국 인사들이 잇달아 불참 선언을 하면서 포럼의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실제로 주요 7개국(G7) 가운데 6개 국가가 참석한 2018년이 역대 최고 참석률을 보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중국·프랑스·일본·러시아 정상은 불참합니다. 

2022 다보스 포럼. 자료제공=다보스포럼

◆해소 동치미

다보스포럼에서는 <미래의 세계 지도자 100인>, <세계 경쟁력보고서> 등을 발간합니다. 세계 경쟁력보고서는 1979년부터 매년 130여 개 국가의 국가경쟁력을 분석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실질적인 결과물을 도출하려는 노력과 함께 1970년대 이후로 혼자 다보스포럼을 이끌었던 클라우스 슈밥의 뒤를 이어 또 다른 누군가가 다보스포럼의 기치를 계승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무리 숭늉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여러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는 장인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혐오와 반목이 난무하는 세계 속 연대와 협력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런 다보스포럼이 앞으로 순항하기 위해선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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