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설이 코앞인데…명절 상여금은 커녕 ‘임금체불’

홍화경 2023. 1. 1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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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상차림 준비에 친지들 선물까지 돈 들어갈 곳이 많죠.

그런데, 많은 노동자들이 명절 상여금은커녕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설 연휴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명절 앞두고 연휴에, 귀성길에 설레는 분들 많을 텐데요.

하지만 넉넉지 않은 경제적 형편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8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지난해 대비 "설 자금 사정이 나쁘다"며 "중소기업의 44%만 설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허탈감이 클 수밖에 없을텐데요.

한편에선 명절 상여금은커녕 임금마저 제때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곳은 충북 청주의 한 폐수처리장 건설 현장입니다.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300여 명이 작업을 중단한 채 모여 있는데요.

두 달 치 임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두 달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좀 나아졌을까요?

시공사와 고용노동부가 밀린 임금의 2/3 정도를 먼저 지급했지만 여전히 180여 명은 체불 임금 8억 원을 못 받고 있습니다.

[임금 체불 피해 노동자 : "아직도 체당금(대지급금)도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이제서야 (SNS 단체 대화방) 문의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너무 안타깝죠."]

회사 경영이 악화돼 기업이 근로자에게 임금을 주지 못할 경우 정부가 임금이나 퇴직금, 휴업수당을 대신 지급하고, 기업으로부터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한때 '체당금'으로 불리다 최근 법 개정으로 명칭이 바뀐 '대지급금'인데요.

이 대지급금 신청이 몰리면서 고용노동청이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어제 한 고용노동청에 임금 체불을 신고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찬 모습입니다.

설을 앞두고 야간은 물론 주말까지 업무를 봐야 할 정돕니다.

목수인 65살 권혁기 씨도 임금 5천 4백여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권혁기/목수 : "죽도록 일하고 돈은 못 받는다고. 다 힘든 상태에서 제가 (가족을) 책임지고 있다 보니까 어떻게 할 얘기가 없어요. 명절이 내일 모레인데 이렇게 되니까."]

일용직 노동자의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고○○/일용직 노동자 : "세 군데서 일을 했는데 다 못 받았어요. 안 준다고 그러면 우리가 어디에 하소연할 데가 없어요. 준다, 준다. 그러고선 안 주니까."]

국내 임금체불액은 매년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해 임금 체불액은 1조 2천억 원이 넘고 피해를 겪은 노동자는 21만 명이 넘습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74.4%로 대부분이었습니다.

늘어나는 임금 체불 신고에 노동청은 체불청산 기동반까지 가동하고 있습니다.

[박재성/대전고용노동청 근로개선지도1과장 : "근로감독관들이 피해노동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해서 주말, 야간에도 진정 사건 처리를…."]

고용노동부도 근로자의 대지급금 처리 기간을 기존 14일에서 7일로 단축하고, 체불을 청산할 수 있도록 사업주에게 1억 원 한도로 융자를 지원하는데요.

하지만, 경기침체 가능성이 크지는 데다 기업들의 경영 상황도 녹록지 않아 영세 사업장일수록 임금 체불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신선미/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홍화경 기자 (vivi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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