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진 찍고 바로 운동했어요" '124억' 오지환의 첫 번째 일정, 훈련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오전에 바로 운동했어요. 계약했다고 빠질 수 있는 게 아니어서…."
'124억 유격수' 오지환이 19일 LG 트윈스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장기 연장계약을 맺고 첫 번째로 한 일은 훈련이었다. 평소 훈련하던 시간에 나와 잠시 시간을 내 계약서에 사인하고 사진을 찍고, 다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땀을 흘렸다.
LG와 6년 최대 124억 원, 보장액 100억 원과 인센티브 24억 원에 합의한 오지환은 "돈에 대한 감정보다 기간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끝까지 여기서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동시에 엄청난 책임감이 들었다. 돈보다도 행동을 올바로 하라는 책임감을 주신 것 같았다. 좋으면서도 무거운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지환은 2019년 12월 FA 협상 과정에서 LG에 '백지위임' 의사를 밝히고 4년 40억 원에 사인했다. 그리고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연장 계약을 보장받았다. '10년 최대 164억 원'이 되는 셈이다. 오지환은 "그때 그렇게 계약(4년 40억 원)을 했기 때문에 이런 계약(6년 124억 원)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덕분에 목표를 가질 수 있었다.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래서 그 계약이 동기부여가 돼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 그때부터 LG만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유격수 최초로 100억 원대 대형 계약을 맺은 점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포지션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커리어가 탄탄대로는 아니었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유격수라는 자리에서 기록을 세웠다는 점이 기분 좋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증명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이제는 증명이 됐다고 생각하나.
"사람들을 납득시키고 싶었다는 얘기다. 골든글러브 한 번 받았다고 모두가 잘한다고 인정하지는 않았을 거다. 예전보다 발전했다고 사람들이 인정해주기를 바랐다. 이제는 직접적으로 얘기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 생각나는 사람이 많겠지만, 류지현 전 감독도 빼놓을 수 없는 분일텐데.
"사인하고 가장 먼저 메시지 보냈다. 도와주신 덕분이고, LG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셨다고, 또 절대 감사한 마음 잊지 않겠다고 보냈다. 골든글러브 때는 꽃다발 전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집으로 꽃 보내주셨고, 또 전화로 고맙고 고생했다고 말씀해주셨다. 앞으로 해설위원으로 다시 만나뵙게 될텐데 계속 좋은 말 많이 들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 류지현 전 감독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그때는 대화가 많지 않았다. 스승과 제자 사이라 조심스러운 게 있었던 것 같고, 내가 감사하다는 말도 잘 못했었다. 그와중에 농담할 여유를 부릴 실력도 아니었고. 김성근 감독께서 펑고가 지도자와 선수의 대화라고 하신 걸 봤다. 류지현 전 감독님께서 내가 지금까지 올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 펑고 개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힘들지만 대화가 오가는 느낌을 받았다. (잔소리를 많이 했다고 하던데)말이 잔소리지 야구 습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셨다. 잔소리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필요한 점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 3번째 국가대표다. 이번에는 토미 에드먼이라는 미국에서 야구한 메이저리거와 같은 팀이 됐다.
"우선 대표팀에 뽑혀서 너무 좋다. 대표팀은 말그대로 나라를 대표하는 거고, 그 경험 자체가 보고 배우는 기회다. 어느 위치라도 팀을 위해 뛰는 거니까 내 출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나름대로 뒤에서 할 일을 해야한다. 팀이 이기는 게 첫 번째니까."
"늘 외국인 선수가 오면 많이 물어보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어떤지, 또 내 플레이는 어떤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물었다. 에드먼과도 비슷한 얘기를 할 것 같다."
- WBC 출전으로 LG 캠프를 2주 만에 비우게 되는데.
"그래서 훈련을 미리 열심히 하고 있다. 좋은 생각만 하고 있다. 팀도 대표팀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운동하고 있다. 남은 선수들이 잘 해낼거다. (LG는)전력 강한 팀이라 크게 걱정은 안 된다. 지금은 대표팀이 우선이라 어떻게 하면 잘할지 고민하는 중이다."
- 팬들이 연장계약을 많이 기다렸다.
"먼저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다. LG에서 영구결번 세 분(김용수 41, 이병규 9, 박용택 33)을 보면서 그런 꿈을 꿨다. 다음 주자가 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구단에서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 구단 분들께 축하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 그 인사가 당연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 아직 팬들을 뵙지 못했지만 새 시즌이 기대된다. 작년 마지막에 부족했던 것들을 보완해서 팬들께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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