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길 안내하겠습니다"... 로봇과 인간, 공존 가능할까

서진주 기자 2023. 1. 1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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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사회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발열체크 로봇, 강원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사용하는 서빙로봇, A기업에서 작동 중인 안내로봇. /사진=서진주 기자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주니까 신기하네요."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이 성큼 다가왔다. 식당·카페 등을 비롯한 다수의 서비스 업종에 방문하면 직원이 아닌 기계와 소통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키오스크의 본격 도입은 로봇의 입지를 넓히는 시발점이 됐다.

이에 로봇이 음식을 서빙해주거나 길을 안내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한 육체노동을 돕던 로봇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본격 도입된 것이다.

로봇이 일상을 함께하는 존재로 가까워지자 사회 풍속도가 바뀌고 로봇의 종류도 더욱 확장됐다. 머니S가 로봇과 공존하는 일상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0일 마포구·서초구 등 서울 시내에 위치한 식당·카페 등을 방문했다.


서빙·제작·배송·안내… 로봇, 어디서 볼 수 있나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 형태의 로봇을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다. 영상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로봇 커피 머신이 커피를 만든 뒤 서빙로봇에 옮기는 모습. /영상=서진주 기자
서울 시내는 항상 북적인다. 어느 곳을 가도 웨이팅이 기본일 뿐만 아니라 인파 때문에 다소 혼란스럽다. 북적이는 곳에서 다수의 인원을 소수의 직원·관계자가 관리·통솔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최근 바쁜 직원을 대신해 로봇이 고객을 응대하는 곳이 늘었다.

로봇은 ▲식당 ▲카페 ▲영화관 ▲호텔 ▲관광지 ▲병원 ▲우체국 등 다양한 곳에서 만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매장·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상권에서도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현재 일상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로봇 종류는 ▲서빙로봇 ▲안내로봇 ▲배달·배송 로봇 ▲발열체크 로봇 ▲요리로봇 등으로 다양하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식당은 고객이 입장하면 로봇이 테이블 번호를 제시하며 해당 테이블로 길을 안내한다. 주문을 접수한 뒤 음식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온다. 이 식당 매니저 A씨(여·32)는 "로봇이 도입된 이후 직원의 업무 피로도가 낮아졌다"며 "민폐 고객을 마주하는 일도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육체·심리적 피로가 함께 해소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현상은 서비스 업종에서 인력난이 가중돼 키오스크 도입 등 무인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노동조합의 파업과 인건비 상승에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로봇에 관심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육체적 노동이나 감정적 소모를 기피하는 젊은 세대가 늘면서 구인난이 심화됐다"며 "이를 대체하기 위해 많은 외식업체가 로봇을 활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로봇의 도입으로 직원뿐만 아니라 고객의 만족도도 함께 향상됐다. 영상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운영 중인 서빙로봇. /영상=서진주 기자


"소통하는 기분" vs "불편함"… 로봇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로봇이 인간의 일상에 성큼 다가온 만큼 '편리함'과 '불편함'이 공존한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스터디카페에서 작동 중인 서빙로봇. /사진=서진주 기자
일상 속 로봇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로 나뉜다. 로봇의 도움으로 편리함을 느낀 사람과 로봇의 개입으로 불편함을 경험한 사람이 존재하면서다. 로봇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마주하기 때문에 '신기하지만 낯선'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로봇을 통해 음식을 픽업 받은 적 있다는 A씨(여·26)는 "당연히 직원이 음식을 가져올 줄 알았는데 로봇이 서빙하더라"라며 "처음 접한 서비스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로봇이 가져다준 음식을 테이블로 옮기니 로봇 얼굴 부분에 '>_<' 표정이 떴다"며 "로봇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어 만족스러웠다"고 호평했다.

강원도를 여행하다 방문한 식당에서 서빙로봇을 접했다는 B씨(여·24) 역시 "직원에게 주문했는데 돌연 로봇이 음식을 가지고 와서 신기했다"며 "정확한 위치에 도달해서 멈춘 것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이어 "로봇이 인간의 일상에 들어온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이때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로봇 때문에 불편을 경험한 사람도 있다. 면접장에서 길을 안내해주는 로봇을 접했다는 C씨(남·25)는 "로봇에 장소를 입력하면 안내해주는 방식이었다"며 "로봇은 사람과 달리 느리게 이동하니까 마음이 조급했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그는 "로봇이 있기 때문인지 길을 안내받을 다른 방법이 없었다"며 "로봇에만 의지한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발열체크 로봇의 오류로 난감함을 겪은 적 있는 D씨(여·29)는 "체온계로 측정했을 때 정상 체온이었는데 발열로봇은 고열로 나왔다"며 "입장을 거부당해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일부 발열로봇은 많은 사람의 체온을 측정하다 보면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나 때문이 아닌 로봇의 문제로 발생한 일을 해결하느라 힘들었다"고 혹평했다.


"로봇 시대가 다가온다"… 어디까지 성장할까


로봇이 인간의 일상에 한층 가까워지자 한국의 로봇 관련 주식과 기술이 강세를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로봇의 일상화는 로봇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국내 로봇 시장이 총 5조5000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서비스 로봇은 물류·가정·의료·국방 등의 영역에서 지난 2019년 약 37조원을 달성했다. 내년에는 이 시장이 약 14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기업도 로봇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2월 로봇사업팀을 정식 출범했다. 또 최근 로봇 개발업체인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약 59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LG전자·KT·현대자동차·네이버 등 대기업 외에도 다수의 스타트업이 로봇 사업에 발을 디뎠다.

로봇 개발사 레인보우로보틱스 마케팅팀 관계자는 "지금 우리 사회는 무인화 시대로 발전해 로봇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며 "로봇의 기술력을 높여 사업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회사는 자체적인 개발 과정을 거쳐 독자적인 부품과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는 데 성공했다"며 "우리만의 기술력과 역량을 높게 평가한 기업들이 투자를 결심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현재 공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은 무겁고 힘이 강하다. 따라서 사람과 접촉하면 위험성이 높아 사람의 출입을 차단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가동된다.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업무 환경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을 만들었다. 이 관계자는 "사람의 일을 돕는 컬래버레이션 로봇인 '협동로봇'은 안전장치가 내장됐고 위생 안전성이 보장돼 사람과 접촉해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여러 업체에서 구인난을 겪으면서 로봇이 일상에서 활성화됐다"며 "생산성과 노동의 질을 높이는 로봇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봇이 단순반복적인 일을 맡아 업무 환경에서 인간과 공존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일상에서 로봇이 보편화되자 로봇개발업계들은 '인간과의 공존'을 목표로 두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닌 인간과 조화·협력하면서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어떤 종류의 로봇이 등장해 일상에 녹아들지 국민·기업 그리고 사회가 관심을 두고 있다.

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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