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넌 꼭 이긴다' 유니폼 바꿔 입은 MVP들의 치열했던 대결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인천 유진형 기자] 너를 넘어야 이길 수 있다.
1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는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우리은행은 17승1패라는 극강의 성적으로 1위에 달리고 있었고 15연승에 도전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신한은행은 김진영이 커리어 하이인 30점을 몰아치며 81-76으로 우리은행의 연승 행진을 멈춰세웠다.
경기 결과만큼이나 눈길을 끌었던 건 신한은행 김소니아와 우리은행 김단비의 맞대결이었다. 김단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김단비는 2008년 신한은행에 입단해 줄곧 한 팀에서 뛰어온 프랜차이즈 스타였기에 신한은행의 충격은 컸다. 하지만 보상선수로 김소니아를 영입하며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김소니아는 2012~13시즌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WKBL 무대에 데뷔한 뒤 해외리그에서 4시즌을 뛴 뒤 2018~19시즌 우리은행으로 복귀한 선수다. 우리은행에서 위성우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한층 진화한 기량을 선보이며 WKBL 최고의 포워드로 성장했다.
두 선수는 비슷한 유형의 선수로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었고 올 시즌 경쟁이라도 하듯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성적도 비슷하다. 김소니아는 평균 18.5점(득점 1위), 8.44리바운드(리바운드 4위), 2.33어시스트(19위)를 기록하고 있고, 김단비는 평균 18.32점(득점 4위), 9리바운드(리바운드 3위), 6.79어시스트(2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든 면에서 비슷한 두 선수는 라운드 MVP(최우수선수)도 경쟁하고 있다. 김단비는 1, 2라운드 MVP에 선정됐고, 김소니아는 3라운드 MVP를 차지했다. 김소니아의 라운드 MVP는 생에 첫 라운드 MVP로 그녀가 보상선수로 이적 후 얼마나 이를 갈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사실 보상선수로 지명되었던 건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에서 16.8점에 8.2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인데 팀이 자신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소니아는 신한은행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며 생애 첫 라운드 MVP까지 수상했다.
이렇게 올 시즌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는 WKBL 팬들에게 볼거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치열한 맞대결을 펼친 신한은행 김소니아와 우리은행 김단비.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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