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문재인의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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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대학가엔 이른바 '빨간 책'으로 알려진 사회과학 서적만 취급하는 서점이 많았다.
서점에서 책 파는 것은 물론 운동권 출신들이 모여 투쟁 기획도 하곤 했다.
이들 서점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책자는 '해방전후사의 인식'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등 이른바 의식화 필독서들이다.
1980년대 대학가 이념 서적 책방처럼 친문 계파의 유지 및 확장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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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대학가엔 이른바 ‘빨간 책’으로 알려진 사회과학 서적만 취급하는 서점이 많았다. 이윤보다는 운동권 이념을 전파하고 운동권 학생들의 아지트가 돼 경찰의 주된 압수 수색 대상이었다. 현재 여야 정치인 중 이런 서점을 운영한 사람이 많다. 이해찬 전 총리는 1978년 서울 신림동 서울대 앞에 ‘광장서적’을 운영했다. 이곳은 사회과학 서점운동의 발상지나 다름없다. 서점에서 책 파는 것은 물론 운동권 출신들이 모여 투쟁 기획도 하곤 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도 서울대 인근에서 ‘대학서점’을 운영했다. 이곳의 특징은 노동운동전문 서점이었다. 서점 수익으로 해고노동자의 생계를 후원했다. 김부겸 전 총리도 서울대 부근에 ‘백두서점’을 운영했다.
연세대 앞에선 김영환 충북지사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운영한 ‘알서림’이 유명했다. 인근에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전남편인 김태경 씨가 운영하던 ‘오늘의 책’도 잘 알려져 있다. 사회과학 서점의 마지막인 성균관대 앞 ‘풀무질’이 지난 2019년 문을 닫을 위기에 있다가 겨우 인수자를 만나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서점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책자는 ‘해방전후사의 인식’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등 이른바 의식화 필독서들이다. 이런 서점들이 운동권의 재생산 및 연락 장소로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에 책방을 연다고 한다. 사저에서 120m 떨어진 곳에 대지면적 695㎡의 1층 건물을 8억5000만 원에 사들여 책방과 카페 등을 만들 계획이다. 문 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공부 모임을 열거나 토론하는 책방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작은 마을에 책 수요가 많지 않을 텐데 책방을 내기로 한 것은 친문 지지자들이 모임을 할 수 있는 ‘아지트’를 만들겠다는 발상이다. 노무현 재단은 서울과 김해 봉하마을에 기념관이 있지만, 문 전 대통령은 이런 것이 없다 보니 스스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 측에서는 이 책방이 친문의 구심점이 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1980년대 대학가 이념 서적 책방처럼 친문 계파의 유지 및 확장에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 “잊혀진 삶을 살겠다”던 문 전 대통령이 1년도 안 돼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이 볼썽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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