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영업사원’ 尹대통령 “한국시장도, 제 사무실도 열려있다”
예정시간 넘겨 100분간 진행 ‘격의없는 환담’
공급망 안정 등 글로벌 위기 극복방안 논의
윤석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한국 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확대와 긴밀한 협력 논의를 요청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참석차 스위스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다보스 시내 호텔에서 ‘글로벌 CEO와 오찬’을 갖고 공급망 안정 등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오찬은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가까이 늘어난 약 100분 동안 진행됐다.
자신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한 윤 대통령은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을 제가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한 번 모시는 것이 대한민국 영업사원으로서 도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은 오찬 분위기를 익숙하고 활기 있게 이끄는 촉매제가 됐다는 것이 김은혜 홍보수석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보스에 우리가 모였지만, 이 자리만큼은 제가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이 나라 대통령입니다’라고 제 얼굴도 알려드려야 여러분께서 앞으로 한국을 방문하실 때 제 사무실에 편하게 찾아오실 수 있지 않겠나”라며 글로벌 CEO들의 다양한 조언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본격적인 오찬이 시작되기 전 약 20분간 스탠딩 방식으로 글로벌 CEO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에게 “아이고, 이렇게 봬서 반갑습니다”고 인사했고, 패트릭 갤싱어 인텔 회장에게는 “반도체 전문가들이 인텔에서 일한 사람이 많지 않나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말을 걸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여기 아는 얼굴 한 분 있다”며 칼둔 알 무바라크 무바달라투자사 대표를 윤 대통령에게 데려왔다. 윤 대통령은 최 회장 말에 크게 웃으면서 칼둔 대표와 포옹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당시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겸하고 있는 칼둔 대표와 만났으며, 이날이 이틀 만의 재회였다.
윤 대통령은 제임스 쿨터 TPG 대표와의 환담에서 “한국은 기후 변화 관련 국가 정책으로 산업화해서 풀어가려고 한다. 규제보다는 탄소중립으로 효율적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제도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달라. 해외 투자가 많이 들어오면 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 있다”고 했다.
환담 도중 최 회장이 장내를 정리하고 오찬행사를 시작하려 하자 윤 대통령은 “벌써? 조금 더 하시죠”라며 다른 참석자들과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행사에 참석한 글로벌 CEO들은 우리나라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며 윤석열 정부의 시장 주도 경제정책에 지지를 보냈다. 스테판 슈왈츠만 블랙스톤 회장 겸 CEO는 “25년간 한국에서 영업을 했는데, 한국은 정말 영업하기 좋은 기업 친화적인 국가”라며 “대통령님은 저희 기업인 만큼이나 ‘세일즈맨십’을 보유한 훌륭한 세일즈맨”이라고 말했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회장도 “한국의 강력한 IT서비스는 세계진출에 큰 도움이 된다”며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도 한국과 미국이 협력한다면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역시 “30년 넘게 한국에서 경영을 해왔는데, 한국 기업들은 진정한 혁신을 보여줬다”며 “장기적 파트너로서 다음 30년도 협력하고 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이 끝난 후 “여러분의 안목 있는 통찰과 조언을 듣게 돼 큰 성과를 이뤘다”며 “저는 국가 간의 협력, 기업 간의 협력, 또 정부와 기업 간의 협력, 이 모든 것이 시장 관점에서 보면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의 통합은 더 큰 번영을 이뤄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오늘 참석한 CEO들은 포브스 매거진에서 ‘세계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 타임지의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에 선정된 글로벌 리더들”이라며 “세계 유수의 글로벌 그룹 CEO들이 대한민국 대통령과 경제 부총리 등 국무위원, 참모들과 대거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에는 우리 측에서는 관계 부처 장관 외에 이재용 삼성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김동환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해외 기업에서는 인텔, IBM, 퀄컴, JP모건, 무바달라, 블랙스톤, BoA, 비스타 에쿼티 파트너스(Vista Equity Partners), 히타치, 셸, 에어리퀴드, 토탈, 네슬레, TPG, 리포(Lippo)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 CEO들이 참석했다. 다보스=정윤희 기자
yuni@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범죄자, 인스타 OUT”…고영욱·정준영 이어 이근 계정 폭파
- “회사 출근이 그렇게 끔찍한가?” 돈보다 ‘재택 근무’ 택한 직장인들
- 방탄소년단 진, “재밌게 잘 생활하고 있어요”
- “최민식 반전극 2월까지 기다려” 디즈니 ‘꼼수’에 뿔난 이용자들
- “고민해서 선물했더니” 받는 족족 당근마켓 되팔기…벌금 주의보
- 두돌 아기 몸에 피멍…“멍크림 발라줬다”는 보육교사 소행이었다
- “핸들도 안 잡고 운전해?” 솔로들 위험한 데이트, 방통위도 ‘화들짝’
- 지하철서 태연하게 담배 피운 남성…"신고한다" 말해도 아랑곳
- “친자식 맞다” UN 김정훈, 임신 공개한 前연인 상대 소송 패소
- “송혜교 복수 이 정도일 줄은” 넷플릭스 이용자 1년 새 최대치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