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안 팔았으면 8.8% 벌었는데...새해도 필패 ‘개미지옥’
외국인·기관은 평균 수익률 13~14%대
코스피 하락 베팅 개미들 ‘수익률 쪽박’
동학개미(국내 소액 개인투자자)들에겐 악몽과 같았던 2022년이 끝나고 새해가 밝았지만 곡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연초 동학개미들이 상승에 베팅하며 사들였던 종목은 여지없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해 팔아치운 종목은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전반적인 ‘약세장’을 보였던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매운맛’을 보는 정도로 선방했던 외국인·기관 투자자들과 달리, 투자액 상위 종목마다 ‘마라맛’ 폭락을 경험했던 동학개미들의 아픈 기억이 올해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19일 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부터 전날까지 13거래일간 투자자별(개인·외국인·기관) 순매수·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3.2%를 기록한 반면,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15%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체 코스피 지수는 6.4%가 올랐다.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동학개미들이 사모았던 종목들의 수익률만큼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셈이다. 심지어 팔아치웠던 종목들의 평균 등락률은 전체 코스피 지수보다 2.3배나 더 높았다. 동학개미들이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는 점이 수치로 분명히 나타난 것이다.
동학개미들이 눈물을 흘리는 사이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등락률은 전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의 2.2배에 이르는 14.3%였고,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도 전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의 2배인 13.1%에 달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손해가 날 뻔했던 종목들만 정확하게 집어 매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이 -2.7%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아직 연초 장세라고 하지만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펼쳐졌던 ‘개미 쪽박’ 사태가 올해도 다시 한번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권가에선 벌써부터 나온다. 지난해 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평균 등락률은 -38.55%로 외국인(0.93%)-기관(-8.45%) 투자자들과 비교했을 때 어마어마한 손실률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선 공교롭게도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 모으는 날에는 코스피 지수가 떨어지고, 팔아치우는 날에는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는 중이다. 이 같은 모습은 올 들어 13거래일 내내 이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예상과 거꾸로 흘러가는 코스피 지수 탓에 연초부터 ‘하락장’에 베팅한 동학개미들의 피해 역시 막심하다. 증권사를 중심으로 올해 코스피 지수 흐름이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이란 예측이 작년부터 계속됐던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인버스’ 등 코스피 지수를 역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거액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코스피 지수를 2배로 역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 2X’ ETF에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4378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코스피 지수가 연초 강세를 보이면서 해당 ETF의 수익률도 -13.7%를 기록 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시장에선 오래전부터 정보력과 자본력으로 무장한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이 큰 주가 흐름을 주도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점이 증명돼 왔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안타깝게도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을 단순히 받아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경향성이 높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개별 종목들이 섹터별 주도주의 흐름에 따라가는 미국 증시와 달리 다양한 변수에 따라 제각각 움직이는 특성 탓에 주식 전문가들조차 혀를 내두르는 국내 증시에서 올해도 동학개미들이 살아남기엔 거친 환경이 펼쳐질 것이란 의미다.
다만, 전문가들은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의 고수익 영광을 개인 투자자들이 되찾기엔 어려울지라도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최소한의 수칙이 있다고 조언한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별 종목에 대한 충분한 학습 없이 지인의 권유나 단발성 뉴스, 주식리딩방 등에서 나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기반으로 투자해선 안된다”며 “원칙 없이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매매하는 것 등이 수익률을 악화시키는 원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종목의 ‘이름값’만 보고 한 종목에만 몰아서 투자해선 안된다”며 “빚투(빚내서 투자) 역시 최대한 피해야 혹시나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력이라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범죄자, 인스타 OUT”…고영욱·정준영 이어 이근 계정 폭파
- “회사 출근이 그렇게 끔찍한가?” 돈보다 ‘재택 근무’ 택한 직장인들
- 방탄소년단 진, “재밌게 잘 생활하고 있어요”
- “최민식 반전극 2월까지 기다려” 디즈니 ‘꼼수’에 뿔난 이용자들
- “고민해서 선물했더니” 받는 족족 당근마켓 되팔기…벌금 주의보
- 두돌 아기 몸에 피멍…“멍크림 발라줬다”는 보육교사 소행이었다
- “핸들도 안 잡고 운전해?” 솔로들 위험한 데이트, 방통위도 ‘화들짝’
- 지하철서 태연하게 담배 피운 남성…"신고한다" 말해도 아랑곳
- “친자식 맞다” UN 김정훈, 임신 공개한 前연인 상대 소송 패소
- “송혜교 복수 이 정도일 줄은” 넷플릭스 이용자 1년 새 최대치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