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동거녀 머리 둔기로 10차례 가격…'독극물 검색' 계획살인

비산흔 분석 결과…"둔기로 한 번" 李 우발범행 주장 거짓
범행 직후 피해여성 돈 인출…강도살인 혐의 등 구속기소

김성동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인권보호관이 19일 경기도 고양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서 동거녀A씨와 택시기사B씨 살해혐의로 구속 송치된 이기영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고양=뉴스1) 양희문 박대준 이상휼 기자 = 택시기사와 동거녀 살해범 이기영(31)이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살해'였다고 주장하며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전담수사팀(팀장 형사2부장 정보영)은 19일 이기영을 강도살인, 보복살인, 사체은닉, 컴퓨터 등 사용사기, 사기, 정보통신망침해 등, 사문서위조 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수사팀은 이기영이 동거녀 A씨(50)를 살해한 시기인 지난해 8월3일 '먹으면 죽는 농약' 등 독극물을 인터넷에 검색한 점과 살해 직후인 같은 날 A씨의 카드에서 돈을 인출한 점 등을 미뤄볼 때 계획적 살인으로 보고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이기영은 검찰 조사에서 “둔기를 한 번 던졌을 뿐인데 죽었다. 고의성이 없는 우발적 범행”이라며 계획적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해치사나 폭행치사 혐의로 감형을 받으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경찰과 수사팀은 이기영이 살던 집 안방에서 발견된 '비산흔'(飛散痕)을 토대로 이기영의 주장을 반박했다.

비산흔이란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으로 몸에 상처가 발생할 때 피가 튄 흔적을 뜻한다. 비산흔을 통해 충격의 격렬함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비산흔을 정밀 분석 결과 이기영은 10회 이상 A씨를 내리쳐 사망케 한 것으로 분석됐다. 도구를 던져 죽게 했다는 이기영의 주장이 전면 반박되는 것이다.

검찰은 “이기영은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독극물 검색기록, 살해 이후 금융거래 정황, 비산흔 등을 볼 때 계획적 범행”이라고 말했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3일 파주시 아파트에서 동거녀 A씨의 머리를 둔기로 폭행해 살인하고 유기한 혐의를, 넉 달 뒤인 12월20일 고양시에서 음주운전 접촉사고를 일으킨 후 상대방인 택시기사 B씨(51)를 둔기로 2회 폭행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은닉한 혐의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