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외주 스태프 10명중 7명 “결방으로 정당 대가 못 받았다”

문체부, 방송 외주제작 스태프 결방 피해 실태 조사
불공정 관행 확인...일해도 92.7%는 보수받지 못해
방송제작 노동환경 현장 점검 및 계약서 보완 추진
박보균 “방송현장 약자 프렌들리 정책 실천 출발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KBS, MBC, SBS 등 방송사 외주제작 스태프의 상당수가 결방으로 인해 피해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결방기간에도 관련 업무를 지속했거나, 이들 대부분은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KBS, MBC, SBS 등 방송사 결방에 따른 피해 실태를 점검하고,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발표했다. 피해 실태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방송 외주제작 스태프 총 37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화려한 방송의 음지에서 일하는 수많은 방송 스태프의 피와 땀이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이번 조사는 방송제작 현장에서의 약자 프렌들리 정책을 공세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1.2%가 방송사의 결방으로 인해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경험이 없다’고 한 응답자는 18.8%에 그쳤다. 결방한 방송사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61.4%로 가장 높고 종합편성채널 사업자(27.5%), 방송채널 사업자(7.8%) 순이었다.

응답자의 76.5%가 결방 기간이었음에도 결방 프로그램과 관련된 업무를 한 경험이 있었다. 게다가 이들 중 92.7%는 그에 대한 보수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해 근로 또는 용역을 제공하였음에도 대가를 받지 못하는 불공정 관행이 확인됐다. 이때 방송사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응답(62.8%)이 제작사로부터 받았다는 응답(37.2%)보다 훨씬 높았다.

결방에 대한 사전통지를 받은 기간은 일주일 전(47.1%)이 가장 많았다. 한 달 전(33.7%), 당일(14.4%) 통지를 받기도 했으며, 사전통지를 받지 못한 경우도 4.9%에 달했다.

곧 다가올 설 연휴 기간에도 응답자의 52.8%는 결방에 의한 피해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들이 생각하는 대책으로는 ‘결방 시에도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77.2%), ‘프로그램 사전 기획 단계에 투입되는 근무시간 인정’(31.3%), ‘결방기간 동안은 업무지시 금지’(27.1%), ‘계약서에 결방 관련 조항 명시’(18.6%) 등이다.

계약 형태는 표준계약서 56.5%, 기타 서면계약서 8.5%, 구두계약은 35.0%였으며, 계약서를 쓰지 않은 이유로는 ‘관행적’(87.9%)이라는 응답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방송사 또는 제작사가 작성을 거부했다’(8.3%)는 응답도 있어 여전히 서면계약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계약서에 결방 시 사전통지나 임금 지급 등의 조항이 포함된 경우는 응답자의 7.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체부는 앞으로 결방에 대한 피해 및 업무 경험 등 구체적 현황을 바탕으로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와 심층분석을 실시하고, 서면계약 체결 지원과 현장점검, 표준계약서 보완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