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하저 터널 뚫는 3200톤 ‘두더지’ 소음·진동 거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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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기자가 찾은 경기도 파주시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간 건설공사' 한강터널 구간 현장은 설연휴를 마치고 시작하는 굴착 준비에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안병철 현대건설 소장은 "터널굴착 방식의 패러다임 자체가 TBM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장 관계자는 "TBM 방식으로 땅을 뚫어 나가면 기계에서 내는 엔진소음 말고는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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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지 등 지반 약한 곳에 활용
NATM와는 공사 속도 10배 차이
“은마아파트 논란 대상 될 수 없어”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지하 도로, 지하철, 배수구 등 지면 아래로 다니는 모든 터널들을 TBM(Tunnel Boring Machine) 방식으로 뚫고 있습니다. 개착 시공이 곤란한 도심지하 대심도의 터널 공사에 적합한 TBM 방식은 공사비가 비싼 것 빼고는 현존하는 최고의 터널 굴착공법입니다”(현대건설 관계자)
지난 18일 기자가 찾은 경기도 파주시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간 건설공사’ 한강터널 구간 현장은 설연휴를 마치고 시작하는 굴착 준비에 한창이었다. 현장에는 길이 125m, 몸무게 3200톤의 TBM 장비가 엔진을 켜고 위용을 드러냈다. 도로공사와 계약한 기계값만 1300여억원에 이르는 장비다. 하저 터널 굴착을 앞두고 독일의 헤렌크네히트(Herrenknecht)사 외국인 기술자 10여명과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막바지 최종 점검중 있었다.
한강바닥 15m 아래에서 길이 2980m 의 한강 하저 터널을 뚫는 공사는 한강 하저에 건설되는 최초의 TBM 공법 도로터널이다. 한강 밑으로 다니는 지하철 노선은 있지만 차량이 다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굴착단면의 크기만 직경 14m에 달한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프로젝트 명은 땅 밑으로 다니는 친숙한 이름의 ‘두더지’로 이름을 붙였다. 이는 ‘두 배 더 안전한 지하터널’이라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터널굴착방식에는 NATM(화약발파식·New Austrian Tunnelling Method ) 방식과 TBM 방식이 있습니다. 암석으로 이뤄지고 주변 환경에 제약을 크게 받지 않는 산악지대 터널 같은 곳은 여전히 NATM 방식이 주로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심지 또는 해저터널 처럼 지반이 약한 곳은 TBM 방식이 활용되고 있죠”
현장에서 만난 안병철 현대건설 소장은 “터널굴착 방식의 패러다임 자체가 TBM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TBM은 기계 앞에 달린 수많은 디스크커터를 장착한 헤드가 1분에 2~2.5바퀴 돌며 전진해 나아가 암반을 압력에 의해 파쇄하는 방식이다. 타공이 아닌 압력으로 땅을 으깨나가는 까닭에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다.
안 소장은 2017년 TBM 방식으로 국내 한 반도체 공장의 지하를 뚫을 당시의 사례를 거론했다. 직경 8m에 이르는 터널은 공장에서 필요한 전력, 설비관로 등을 지하로 이어주는 시설이었다. 당시 정밀한 작업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생산설비 밑을 지나는 만큼 TBM의 진동 세기 여부는 별도의 조사까지 이뤄질 정도로 민감한 이슈였다. 독일에서 제시한 진동허용치는 정밀기기를 설치하는 건물이나 문화재 아래를 지나는 경우 0.2cm/sec를, 주택이나 아파트는 0.5cm/sec를 허용하지만 당시 TBM 공사 현장에서 측정된 진동세기는 0.0024cm/sec 수준에 불과했다.
현장 관계자는 “TBM 방식으로 땅을 뚫어 나가면 기계에서 내는 엔진소음 말고는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느낀 TBM의 엔진소리도 거대한 크기를 감안할 때 극히 미미했다.
TBM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공사 진행 속도 또한 NATM 방식과 비교해 획기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굴착과 동시에 세그먼트(터널을 뚫으며 토사 붕괴를 막기위해 받치는 원형 모양의 방호벽)를 벽에 붙여 나가는 만큼 하루에 6m의 공사 속도를 낼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NATM 방식은 발파를 통해 터널 속 공간을 확보한 후 이후 발파작업을 모두 마치고 다시 인력이 들어와 방호벽을 설치한다. 지반사정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평균적으로 두 공사의 속도차이는 10배까지 난다고 현장관계자은 설명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서울 은마아파트의 하부 관통과 관련해서 안 소장은 “대심도 터널은 단단한 암반층 밑에서 공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위험성 논란 대상이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발파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노후 건물 균열 등도 기계가 앞으로 굴진하면서 조금씩 암반을 깨뜨리는 원리인 TBM공법이 도입되는 한 논란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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