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롯데 아이디어 탈취 법적 위반 소지 있어…피해 구제"(종합)

함지현 2023. 1. 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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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케어 "핵심 아이디어·비즈니스 모델 따 제품 내놔" 설명
중기부,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 했다고 판단
법적 대응수단 컨설팅·소관부처 신고 법률 자문 등 지원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롯데헬스케어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유사상품을 선보였다는 의혹에 대해 정부가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 구제에 나설 계획이다.

(사진=알고케어)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19일 “피해기업 현장을 방문해 얘기를 들어본 결과 아이디어 탈취사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롯데에 대한 조사는 강제할 수 없어 제한적이지만 피해 기업의 주장을 바탕으로 본다면 법적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롯데헬스케어가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하는 알고케어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롯데헬스케어와 투자 관련 미팅을 시작했다고 한다. 알고케어측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는 제품개발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으며 롯데헬스케어 플랫폼에 알고케어 제품 도입 및 투자의향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알고케어가 개발 중이던 카트리지 방식의 영양제 디스펜서 ‘뉴트리션 엔진’과 사업전략 정보를 획득했다. 이후 핵심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따 ‘캐즐(Cazzle)’을 내놨다는 게 알고케어의 입장이다.

여러 슬롯의 카트리지를 위에서 아래로 꽂아놓는 구조, 카트리지의 결합유닛 장치의 구조와 원리, 디스펜서의 콘셉트와 디자인, 알록달록한 영양제 조합의 모습까지 전부 그대로 베꼈다는 것이다.

중기부는 알고케어의 설명을 들은 후 롯데 측이 부정경쟁방지법상 타인의 상표·상호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부정경쟁행위를 했다고 봤다.

관련법에 따르면 ‘사업 제안, 입찰, 공모 등 거래교섭 또는 거래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그 제공목적에 위반해 자신 또는 제삼자의 영업상 이익을 위해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해 사용하게 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중기부는 롯데가 거래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자신의 이득을 위해 무단으로 활용했고 이를 통해 알고케어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고 본 것이다.

이에 중기부는 기술침해 행정조사 전담 공무원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소속 전문 변호사를 파견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법적 대응수단을 컨설팅하고 중기부와 타부처의 피해구제 지원수단도 종합적으로 안내했다.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가 공정거래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을 저촉했다고 판단해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중기부는 알고케어의 요청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와 특허청 등 소관부처 신고를 위한 법률 자문을 지원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법무지원단을 통해 중소기업 기술보호와 관련한 법령상의 위법 여부 및 신고서 작성 등도 돕는다. 또한 피해기업의 아이디어 탈취 대응을 위해 디지털포렌식을 활용, 증거자료도 확보한다.

만약 알고케어가 기술침해 행정조사와 기술분쟁조정을 신청한다면 신속히 조정이 성립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소송비용도 지원한다. 기술침해 행정조사는 중소기업 기술침해 행위 발생 시 중기부 조사관이 조사해 위법행위에 대해 시정 권고 및 공표하는 제도다. 기술분쟁조정·중재는 독립된 분쟁조정·중재위원회를 통해 기술분쟁 양 당사자 간 원만한 타협 및 신속한 분쟁 해결을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중기부는 알고케어 같은 피해 사례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및 피해구제를 위한 국정과제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기술탈취 피해구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강화하고 법원 자료요구권 신설 등 법·제도를 정비한다. 또한, 기술보호 선도기업 육성, 정책보험·법무지원 확대 운영 등 중소기업 기술보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실효성도 높여 나갈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롯데가 거래 교섭 단계에서 정보를 획득해 피해업체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한 부정경쟁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기부가 가진 여러 지원사업을 이용해 피해기업을 돕고, 다른 부처에 대한 신고나 대응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에서는 아이디어를 탈취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롯데 측 관계자는 “롯데헬스케어는 개인별 유전자분석, 검진 정보 및 문진 등으로 얻은 정보를 통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식단, 운동, 상품 등을 추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헬스케어 토털 플랫폼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알고케어와의 사업협력을 위해 논의과정을 거쳤으나 양사의 이해관계가 최종적으로 부합하지 않아 협의가 결렬됐다. 알고케어 주장대로 한번 보고 설명을 듣는 정도로 기술을 탈취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함지현 (ham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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