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이보영·손나은, 안방극장 장악한 '센 언니'들의 매력 포인트
'대행사' 광고대행사 VC 기획을 장악한 '센 언니'들 이보영과 손나은이 남다른 존재감으로 주목 받고 있다.
VC기획 제작본부장 고아인(이보영)은 우아하게 팩트 폭격을 날린다. '상식 밖'으로 강도 높은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8년 차인데도 실력이 제자리인 카피라이터에게는 “사람은 좋아하는 일 말고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 되고 싶다는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착각으로 바뀔 때가 종종 있다. 애 그만 쓰고 딴 일 찾아라”라고 뼈 때리는 조언을 하는가 하면, 처음 참석한 임원 회의에서는 공채 출신을 싸고도는 임원들을 상대로 “회사에 피해 주는 일을 해도 승진시켜주니까 회사가 이 꼴 아니냐”라며 일갈하기도 했다. 조목조목 일목요연하게 맞는 말만 하니, 상대는 뒷목을 잡을지언정,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도발에도 일가견이 있다. 자신을 시한부 임원 자리에 앉힌 기획본부장 최창수(조성하)에게 “곱게 자란 그 멘탈에 비바람 몰아쳐드리겠다”며 선전포고를 날리는 것은 기본이고, 그룹 내 최초 여성 임원이 된 자신을 '레드 카펫' 삼아 SNS 본부장으로 입성한 VC그룹 강회장(송영창)의 막내딸, 강한나(손나은)에게도 “모르는 거 많을 테니 앞으론 물어보면서 일해라. 아무것도 모르면서 시키지도 않은 일 하다가 사고 치지 말라”며 그녀의 역린을 제대로 건드렸다. 이처럼 상대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쏟아지는 팩트 폭격이 짜릿한 이유는 그 안에 예상치 못한 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아인이 이렇게 당당하게 할 말을 다 할 수 있는 건 항상 업계 1위를 고수하는 탁월한 실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란 사실은 그 매력을 배가시킨다. “일하기 위해 사는 사람”처럼 전력으로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그녀의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은 자연스럽게 성과로 이어졌다. 임원 자리까지 걸고 매출 50% 상승을 자신하는 그 당당함이 10년 차 카피라이터 조은정(전혜진)이 꿈꿔왔던 삶이자, 모든 직장인들의 '워너비'가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고아인이 스펙 없이 실력으로 올라온 반면, 강한나는 다 가진 재벌3세 금수저다. SNS 상에선 '핫'한 인플루언서로 영향력까지 차지했다. “걷는 거 극혐”이라며 공항 캐리어를 타고 귀국하는가 하면, SNS 본부장으로 출근하는 첫날엔 보통의 직장인은 상상할 수 없는 화려한 의상을 착장하고 회사에 첫 발을 디뎠다. 고아인과는 또 다른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을 지닌 것.
하지만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안하무인으로만 보기 어려운 건, 고아인과 마찬가지로 그 안에 숨겨진 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오빠 강한수(조복래)와의 그룹 승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회를 엿보며 만들어낸 이미지였을 뿐, 실제로는 “이슈도 만들 줄 알고, 여론도 읽을 줄 알고, 겉으론 망나니 코스프레하면서 속엔 구렁이 한 마리 앉아 있다”고 고아인도 인정한 천재적 촉을 가진 '장사꾼'이었다. 승무원이 자신을 알아보고 마카다미아를 접시에 담아 다시 가져다주겠다고 하자, SNS에 “10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힘들어하시네. 나보다 돈 없음 갑질하지 마셈!!!”이라는 게시물을 올리고, 인기 아이돌이 자신보다 팔로워 수가 많아지자 아버지 강회장이 요거트 뚜껑을 핥아먹는 모습을 라이브로 내보내며 “여러분 보셨죠? 요거트 만드는 회사를 가진 우리 아빠도 뚜껑을 핥아먹습니다. 다들 욜로 그런 거 하다 골로 가지 마시고, 아끼면서 사세요”라는 등 시의성 높은 게시물로 대중들의 지지를 얻어냈다. 현실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것은 덤이었다.
iMBC 유정민 | 사진제공 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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