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와 가깝나' 질문에 이재명 "언론, 말같지 않은 의혹 증폭"
"만난 일 확실히 없어…술마시고 전화 바꿔줬다는데 기억 안나"
이 대표, KBS 뉴스9 스튜디오 출연 이소정 앵커와 대담
"변호사비 대납 기소하면 미쳤다…현대판 마녀사냥"
불체포특권 내려놓자→상황 바뀌어? "이렇게 퇴행할 줄 몰라"
왜 당이 대응하나? "검찰, 개인이면 이렇게 했겠나, 당이 부당하다 말해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친하다는 법정 증언을 두고 제4부인 언론이 말 같지 않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증폭시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회장과 만난 일은 확실히 없다면서도 술 마시다 전화해서 바꿔줬다는 얘기는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누가 언제 어디서 얼마를 왜 줬다는지 아무 것도 나온 게 없다며 강력히 부인하면서 이걸로 기소하면 검찰이 미친 것이자 현대판 마녀사냥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자고 하다 자신에 대한 수사에 '경찰복을 입고 강도행각을 벌인다'면서 말바꾸기를 했다는 지적에는 검찰권이 이렇게까지 퇴행할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당과 분리 대응해야 하지 않느냐, 방탄 정당이냐는 비판에 검찰이 당 대표가 아니면 이렇게까지 했겠느냐며 검찰 수사의 부당함에 당이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8일 저녁 KBS '뉴스9' 앵커대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듣는다' 편에 출연하기 위해 스튜디오에 직접 나와 이같이 밝혔다. 이소정 KBS 앵커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친하다고 들었다는 주변인의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는 질의에 이재명 대표는 “참나. 제가요”라고 되물으면서 “언론의 기능이 입법 사법 행정부에 이은 4부로,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실을 발굴해내고 허위를 규명해 내는 일들을 해야 하는데 '변호사비 대납'이라고 하는 것은 대체 누가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얼마를 줬는지도 한 개도 밝혀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일종의 마녀사냥 같은 건데 앵커님한테도 물어보고 싶다”며 “앵커님이 아는 대납은 대체 누가 언제 어디서 얼마를 누구에게 줬다는 거냐, 이 중에 한 개라도 해당되는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언론 보도가 문제냐'는 질의에 이 대표는 “언론이라고 하는 데서 누군가가 말 같지 않은 의혹, 이게 누군가가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 둘이서 녹음하다가 그게 와전됐다는 것 아니냐”며 “20억 원이 왔다 갔다 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그건 저와 아무 관계 없는, 제 사건의 변호인이 아닌 그 변호인과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다른 변호사가 M&A(인수·합병) 자금을 20억 원 보관했다가 되돌려 줬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게 저하고 마치 관계있는 것처럼 (언론이) 증폭을 시키지 않느냐”며 “정말로 문제다. 김성태 회장과 저는 만난 일이 없다, 본 일이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자 '전화 통화도 없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전화 통화는 누군가가 술 먹다가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분이 전화한 게 아니고 술 드시다가 저한테 전화를 바꿔줬다는 얘긴데 그건 저는 그게 기억이 안 난다”며 “술 먹고 전화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이 사람 안다' 과시하기 위해서 막 전화해서 막 바꿔준다. 황당한 일이 많다. 그런 경우일 수는 혹시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만난 일은 확실히 없고, 이번 사건 수사하고 송환한다고 하면서 그 사진을 언론에서 본 게 처음”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어차피 기소할 거다라고 장담했지 않느냐'는 질의에 이 대표는 “변호사비 대납이나 이거는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대장동의 경우 있는 사실을 왜곡 해가지고 배임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황당하지만, 기본적인 사실은 있다 … (성남)FC도 직원들이 광고 영업을 했는데 그거를 이렇게 엮어가지고 뭔가 관계가 있겠지라고 (하겠지만) 변호사비 대납이라고 하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팩트가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과연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의심을 갖는데, 참 황당하다”며 “현대판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불체포 특권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KBS는 이 대표가 지난해 5월22일 지방선거 유세중에 '불체포특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데 100% 동의하고, 제가 주장하던 것'이라고 했다가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경찰복을 입고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면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말한 영상을 제시했다. 이소정 앵커가 '불체포특권 없애자는 주장, 과거에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우리나라 상황이 이렇게까지 과거로 퇴행할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검찰이 이렇게까지 없는 거를 지어내서 대놓고 '우리는 원래 이렇게 해'라는 태도 아니냐”고 털어놨다. 그는 “일단 목표를 정해서 누군가는 잡겠다, 이렇게 마음먹고 대놓고 수사 권력을 남용하는 상황이 군사독재 정권 이전으로 지금 퇴행하고 있다”며 “아무나 '카더라' 가지고 잡아서 일단 구속시킬 수 있다. 상황이 너무 엄혹하게 바뀌고 있다”고 해명했다.
'대표 개인에 대한 수사인데 민주당이 대응하는 게 맞느냐'는 질의에 이 대표는 “제가 당 대표가 아닌 한 개인이었다면 그렇게 했겠느냐”며 “개인에 대한 공격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당과 당 대표에 대한 공격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부당하다는 말을 당이 안 하는 게 정상이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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