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선수 출석인정 25일→50일로…학습·운동 병행 지원(종합)

스포츠혁신위 권고로 인정일 줄였지만 현장 반발…초·중학교도 확대
학습결손 보완방안도 마련…'e-스쿨' 콘텐츠 확충·학습 멘토단 구성

조용만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 개선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이상철 기자 = 정부가 학생선수의 진로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올해부터 출석인정 결석 허용일수를 초등학교 20일, 중학교 35일, 고등학교 50일로 확대한다. 또 출석인정일수 확대에 따른 학습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생선수에 대한 맞춤형 학습지원 방안이 마련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지난 2019년 2월부터 1년 동안 체육계 구조개혁을 위해 △스포츠 인권 보호 △선수육성 시스템 개선 △스포츠 공정문화 정착 등 52개 과제를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49개 과제를 완료하거나 정상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문체부는 이 가운데 △학기 중 주중대회 참가 금지(출석인정일수 축소) △학기 중 주중대회의 주말대회 전환 △소년체전 개편 등 3개 권고는 국내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체육계의 반발로 이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판단,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다.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부처 간 협의, 현장 의견을 공유 등을 통해 마련된 정부합의안에서는 학생선수의 진로선택권 보장 차원에서 올해부터 학생선수 출석인정일수를 초등학교 20일, 중학교 35일, 고등학교 50일로 각각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초등학교 5일, 중학교 12일, 고등학교 25일에서 늘어나는 것이다.

또 고등학교는 2023년과 2024년 시행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년에 전체 수업일수의 ⅓인 약 63일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은 "이번 학생선수 출석인정일수 개선은 초·중학교 의무교육 단계에서는 기초학습 함양과 학교생활을 통한 전인적 성장을 보장하고, 고등학교는 진로가 결정되는 시기임을 고려해 충분한 운동 여건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영종 국장은 "스포츠혁신위 권고에 의해 단계적으로 출석인정일수를 줄였지만 체육계 의견을 충분히 듣지 못하면서 현장 문제점이 계속 발생해 정책이 변경된 것"이라며 "그간 출석인정일수 감소에 의해 불가피하게 해야 할 운동을 하지 못한 학생·학부모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와 문체부는 출석인정일수 확대로 학습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방안을 마련했다.

'학생선수 e-스쿨 플랫폼' 학습콘텐츠를 확충하면서 초등학교 학생선수까지 이수 대상을 확대하고, 학습지원 멘토단을 구성해 대면으로 보충수업을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학생선수가 대회·훈련 참가를 위해 교외 체험학습을 활용하지 않도록 하거나 불가피한 지각·조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출결 관리도 강화된다.

e-스쿨 플랫폼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최보근 문체부 체육국장은 "e-스쿨도 좋지만 대면수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며 "튜터 등 대면수업을 많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학기 중 주중대회의 주말대회 전환과 관련해서는 종목 단체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또 소년체전은 초등부‧중등부가 참가하는 현 체제를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 학교운동부와 학교스포츠클럽이 참여하는 통합 대회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학습 병행이 어려운 '엘리트 스포츠'를 '스포츠클럽' 위주 정책으로 바꿀 계획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해나갈 일"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최보근 국장은 "현재 스포츠클럽법이 제정됐으나 (안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학생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되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생선수 출석인정제 개선안은 다음 달 운영 매뉴얼 개발·보급과 학생선수 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거쳐 2023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