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대기 음악’ 감상은 무료?...‘요금폭탄’ 맞을 수 있어요 [아이티라떼]

이재철 기자(humming@mk.co.kr) 2023. 1. 1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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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발신, 남태평양서 유럽으로 이동
짧게 울리다 끊긴 해외전화 콜백하면
통화료 폭탄·도박사이트 연결 등 우려
대기중 음악도 현지와 연결된 ‘함정’
가끔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가 짧게 울리다 끊어지고는 합니다. 긴 번호가 나열된 국제전화임을 모르고 다시 콜백을 할 경우 분당 수 천원의 해외 통화료는 물론 자칫 도박 사이트 등으로 연결돼 막대한 부가서비스 비용까지 내야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이 쉽게 속아 넘어가는 ‘원링 스팸’ 사기수법입니다.

국내 대표 국제전화서비스 사업자인 SK텔링크가 19일 공개한 ‘국제스팸 발신 최다국가 톱10’ 자료를 보면 무척 흥미로운 특징이 포착됩니다. 과거에는 통가, 사모아, 피지 등 남태평양 섬나라들이 최다 발신국가로 악명을 떨쳤는데 지난해에는 유독 튀지니(1위), 프랑스(2위), 조지아(3위), 아이슬란드(4위) 등 유럽 주변국가들로 최다 발신국이 옮겨갔다는 점입니다.

SK텔링크에 순위 변동 사유를 물으니 이렇게 설명을 합니다. “국제전화서비스 사업자들이 남태평양 국가들을 상대로 국제스팸을 차단해달라고 요청을 하고 단속이 이뤄지다보니 풍선효과처럼 유럽 주변국으로 불법 사업자들이 이동을 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해 유럽 정세가 부쩍 불안해지면서 조지아(3위), 모나코(5위), 세르비아(7위), 우크라이나(8위) 등이 국제스팸 발신 국가로 급부상했다는 것이죠.

<출처=SK텔링크>
SK텔링크 측은 “국제스팸 불법 사업자들이 노리는 최적의 사업 환경은 단속 추적이 어려운 ‘열악한 인프라’와 함께 현지 행정단속의 ‘느슨함’”이라며 작년 급부상한 유럽 주변국들이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짧게 울리다 끊기는 국제스팸에 방심을 하고 콜백을 할 경우 보통은 ‘대기 중 음악’이 흐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는 이용자를 속이기 위한 함정으로 이미 현지 국가와 국제통화가 연결된 상태입니다.

1분 당 수 천원의 통화료가 부가되는 것도 모르고 이용자는 대기 중 음악에 방심해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고 수 분을 허비하다가 요금폭탄을 맞게 되는 것이죠.

또 통화 연결 시 타로점, 도박 등 유료 서비스로 연결을 시키는 사례도 허다합니다. 이런 사기에 방심했다가 뒤늦게 요금 청구서에서 막대한 부가서비스 사용료를 확인하고 망연자실하게 되는 것이죠.

천만다행인건 국제스팸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전화서비스 사업자들의 노력이 계속되면서 피해가 크게 줄고 있다는 점입니다. SK텔링크는 “작년 국제스팸 차단 건수가 전년 656만건 대비 2% 증가한 673만건에 이른다”며 “반대로 콜백 피해건수는 전년대비 57% 이상 크게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습니다. 업계의 국제스팸 피해 예방 노력과 맞물려 부재 중 전화번호로 긴 숫자가 나열된 이상한 번호에 속아 넘어가는 이용자들이 매년 크게 줄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 설 명절을 앞두고 감사·안부 인사를 위해 국제통화가 많아지는 특성 상 국제스팸도 동시에 기승을 부릴 수 있습니다. SK텔링크는 “설 연휴를 앞두고 국제스팸 발생빈도가 높은 국가들을 특별감시국으로 지정해 24시간 감시·차단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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