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조용한 김정은, 더 조용한 김여정…공개활동 급감에 주목
최고인민회의에서도 모습 안 비쳐…활동 재개 시점 및 내용에 주목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그의 동생인 '대외 총괄' 김여정 부부장이 예상과 달리 새해 들어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활동 자체도 줄었지만, 전반적인 기조 자체가 달라진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김 총비서의 올해 공개활동은 지난 1일 새해 첫날을 맞아 진행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과 제9차 조선소년단 대회 참가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이 전부다.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김 총비서가 새해 첫날을 맞아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행사로, 보통 북한이 이 행사에서 특정한 메시지를 내는 등 '정치적 제스처'를 지양한다.
소년단대회 참가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도 북한은 내부 결속을 위한 목적 외에 다른 의도를 내비치지 않았다.
특히 이 두 행사 모두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에는 포함되도 구체적인 지시 사항이 전파되는 '현지지도'와는 다르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김 총비서가 아직 국정 운영과 관련한 '첫 제스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1월에는 비교적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월11일에는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지도한 뒤 '성공'을 선언하면서 연초부터 빠르게 정세를 긴장시켰다.
이어 19일에는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대미 신뢰구축 조치 전면 재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외교'에 있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시 정치국회의에서 북한은 지난 2018년 선언한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지라는 '모라토리엄'을 파기할 것을 시사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1월 말에는 연포온실농장 건설 부지와 위치를 밝히지 않은 군수공장을 찾는 행보를 보였다.
올해도 북한은 지난 1일 대남 핵전술무기라는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하고 연말 전원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강 대 강, 대적투쟁'이라는 강경한 대외 기조를 크게 부각했다.
때문에 북한이 1월부터 적극적인 위협 행동에 나서고 김 총비서도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그의 모습은 앞선 전망과 달리 매우 '차분한' 상황이다.
당국은 다만 김 총비서의 신변 문제 등 '이상 징후'는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개인적인 신상의 이유보다는 '정국 구상' 등 국정 운영과 관련된 이유 혹은 계획에 따른 '잠행'을 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대외 총괄로 지난해 수시로 한미를 향한 담화를 내며 '강 대 강, 대적투쟁'의 전면에 나섰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조용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26~31일 열린 전원회의를 끝으로 공개 석상에서 식별되지 않고 있다.
그는 국무위원 자격으로 참가가 예상됐던 최고인민회의 14기 8차 회의에서도 식별되지 않았다. 다른 국무위원들이 주석단에 오른 것과 달리 그는 주석단이나 방청석에서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 부부장의 잠행의 경우 북한이 연초에 경제 성장에 사실상 모든 국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전원회의 결과 발표 이후 경제 성장의 추동력을 살리기 위한 각종 정치적 선전전 등 내부 행사와 단위별 세부 계획 수립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7~18일에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결과를 전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보도 내용도 경제와 관련된 사안을 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고인민회의의 '수장'인 최룡해 상임위원장이 김덕훈 내각총리에게 '상석'을 내준 모습도 포착됐는데, 이는 현재 북한의 주요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다.
다만 두 인사의 잠행이 북한의 대외 기조 변화와 직결된다고 보긴 어렵다. 북한은 이미 강경한 대외 기조를 예고했고, 4월 군 정찰위성의 '발사 준비'나 '새 전략무기체계 개발' 등을 예고한 바 있다.
또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올해 예산 가운데 15.9%를 국방부문에 배정했는데, 이는 북한이 국방력 강화에 주력한 지난 2020년부터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때문에 북한의 도발적인 대외 행보는 시점이 문제일 뿐 머지않아 재개될 것이라는 데 전망의 무게가 실린다. 북한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전원회의 결과를 정비하는 절차가 끝난 직후인 19일부터 대대적인 대남 비난을 재개하기도 했다.
우선 당장 내달 6일(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과 8일(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에 즈음한 군 열병식이 예상되고 있다. 이를 전후로 한 '새 전략무기체계' 관련 시험과, 4월 '군 정찰위성 준비 완료'를 위한 ICBM급 발사체 발사 등의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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