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UAE 적은 이란" 발언 후폭풍… 한·이란, 대사 맞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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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 발언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등은 '이란 정부에 설명하고 소통했다'고 해명했으나 이란 측에서는 대(對) 한국 관계 재검토까지 경고하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다.
윤 대사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이란과 UAE 또는 한국과의 관계와 무관하다"는 대통령실과 외교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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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 발언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등은 '이란 정부에 설명하고 소통했다'고 해명했으나 이란 정부가 주이란 한국대사를 초치한데 이어 우리 외교부도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하며 맞대응하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다.
이란 외무부는 18일(현지시간) 윤강현 주이란 한국 대사를 초치(招致)해 항의했다. 이란 관영통신 IRNA는 레나 나자피 이란 법무·외교차관이 이날 윤 대사에게 '이란과 대부분의 페르시아만 국가들과의 뿌리 깊은 우호 관계'라고 윤 대통령의 발언을 바로잡은 뒤 '한국 대통령의 이란과 UAE에 관한 발언은 지역 내 평화와 안정을 방해하고 훼손하는 것과 같은 말'이라고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나자피 차관은 또 한국이 이란의 은행자금 70억달러를 동결한 상황을 지적하며 한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효과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으면 이란과 한국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자피 차관은 윤 대통령이 국방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핵보유(제조)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조항에 위배된다면서 한국 측의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계좌에는 이란산 원유수입대금인 70억달러(한화 8조5000억원 상당)가 동결돼 있다. 한국 정부는 이란과의 달러 거래가 불가능해지자 2010년부터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란 중앙은행 명의의 원화 계좌를 개설해 원유 대금을 지급해 왔다.
2018년 미국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파기하고 대이란 경제 제재를 강화하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도 동참해 원유수입대금을 동결하며 이란과의 돈 거래를 차단했다. 70억 달러는 이란이 국제사회로부터 받지 못한 자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란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한국에 대금 지급을 요구해왔고, 이로 인해 양국 관계가 냉각됐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 정부가 재차 대금 지급을 압박하는 빌미가 된 것이다.
더욱이 지난 2021년 1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한국 선박을 나포, 3개월 간 억류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명분은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규제를 위반했다는 이유였으나 전문가들은 이란 측의 대급 지급 압박용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윤 대사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이란과 UAE 또는 한국과의 관계와 무관하다"는 대통령실과 외교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장병 격려 차원의 말씀"이라며 "한-이란 관계 등 국가간의 관계와는 무관하다. 불필요하게 확대해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조현동 외교부 제1차관은 전날인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란에 설명하고 소통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취지는 한-이란 우호관계에 대한 정부 의지에는 변함없다고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이란 측이 거듭 한국 정부에 항의의 뜻을 밝힌 만큼 한-이란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이 항의 수위를 높여가자 우리 외교부도 19일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 재차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조 차관이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대변인은 "윤 대통령 발언은 UAE에서 임무 수행 중인 우리 장병들에 대한 격려 차원의 말씀이었고 한-이란 관계 등 이란의 국제관계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조 차관이 다시 한번 설명했다고 전했다. 임 대변인은 "이란과의 관계 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앞으로도 이란 측과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명확한 사실에 기초하여 우호 관계 형성 노력을 지속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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