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등록제 폐지하고 증권형토큰 도입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외국인투자자등록제(IRC)를 30여년 만에 폐지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증권형토큰(ST)의 발행과 유통을 허용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제6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자본시장 분야 규제혁신 안건을 심의했다.

외국인투자자등록제는 국내 상장사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이 금융감독원에 인적사항을 사전에 등록하는 제도로 1992년 도입됐다. 해외에는 비슷한 제도가 없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내역을 실시간으로 감시받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외국인투자자가 사전등록 없이 법인은 표준화된 ID(LEI), 개인은 여권번호를 활용해 투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투자내역 보고의무도 폐지하고 시장 모니터링이나 과세 등 필요할 때만 세부 투자내역을 요구하기로 했다. 자산 10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법인은 2024년부터 중요정보를 영문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증권형토큰의 발행과 유통 규율체계도 마련한다. 기존의 가상통화와 달리 주식처럼 자산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가상통화의 상장(STO)을 허용해 실물증권, 전자증권처럼 사고팔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일정 요건을 갖추면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발행할 수도 있다. 증권성 판단은 지난해 4월 발표한 조각투자 가이드라인과 같은 원칙을 적용할 예정이다. 거래는 투자자 보호장치를 갖춘 장외유통플랫폼에서 가능하도록 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에는 물적분할 시 반대주주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제도 등 일반주주의 권익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국내 자본시장 제도의 국제적 정합성 정합성을 높이고 시장이 실물분야의 혁신을 선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외국인투자자등록제는 오는 25일, 증권형토큰은 2월 초에 각각 세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