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 작품이 훗날 최고 명품 됐다"…가나문화재단 '신소장품전 2022'

김일창 기자 2023. 1. 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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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문화재단은 2022년 구입 및 기증받은 미술품 열다섯 점을 선보이는 '신소장품전 2022'를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한국 근대미술 컬렉션의 보강과 확장을 위해 권진규의 작품을 구입하고 기증받았으며, 1950년대 박생광의 병풍 한 점과 손응성과 변종하의 1970년대 작품,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한국 초기 추상미술운동의 역사인 문미애의 1983년 작품 두 점을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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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규·박생광·손응성·변종하·문미애·임옥상·김선우·박대성 작품 구입·기증받아
권진규 '십자가 위 그리스도' 명작…작품 거래 적은 문미애 추상화 2점 확보
권진규 <십자가 위 그리스도 Crucifixion>, 1970, Dry Lacquer, 120x31x130(h)cm. /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가나문화재단은 2022년 구입 및 기증받은 미술품 열다섯 점을 선보이는 '신소장품전 2022'를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재단은 지난해 소장품 수집 역시 미술사적 맥락에서의 '한국 미술의 체계적 수집'이라는 거시적 목표 아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근대미술 컬렉션의 보강과 확장을 위해 권진규의 작품을 구입하고 기증받았으며, 1950년대 박생광의 병풍 한 점과 손응성과 변종하의 1970년대 작품,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던 한국 초기 추상미술운동의 역사인 문미애의 1983년 작품 두 점을 수집했다.

재단은 신규 소장품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으로 권진규의 '십자가 위 그리스도'를 꼽았다. 이 작품은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전시와 2022년 서울시립미술관의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노실의 천사' 전시에 출품된 바 있는 작가의 대표작이다.

김형국 재단 이사장은 이 작품과 관련한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한 교회가 권진규에게 의뢰해 제작된 것인데, 교회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작가에게 '반품'(返品)했다고 한다. 권진규는 이 작품을 작업실 한쪽 벽면에 뒀는데,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권진규의 작품활동은 물론 그의 죽음까지 지켜본 운명의 작품이 됐다.

이외에도 작가의 아내 '도모'와의 사연이 투영된 '재회'를 포함한 여섯 점의 작품을 더 입수해 지난해 공개한 '자소상', '영희', '순아'와 함께 총 10점의 작품을 근래에 추가 소장하게 됐다.

박생광의 '모란과 까치'도 같은 의미에서 중요한 입수품이라고 재단은 밝혔다. 기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은 오방색을 기조로 불교나 무속을 주제로 삼은 1980년대 작업에 집중돼 있는데, 이번에 1953년에 그려진 작품을 더해 컬렉션이 한층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금색의 화려한 배경에 하얀색, 빨간색 모란을 탐스럽게 피우고 두 마리의 까치를 그렸는데, 외형적으로는 신일본화 양식을 따르면서도 대상을 과감한 구도로 배치해 부각시키는 작가 특유의 화풍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단은 지난해에도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대작을 수집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일례로 2021년과 2022년 한국 미술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김선우의 대작 '파라다이스 오브 도도'(Paradise of Dodo)를 입수했다.

십장생도나 무릉도원도를 연상시키는 구도로 그려진 100호 캔버스 네 폭이 연결된 작품으로, 전체 가로 폭이 5m20㎝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가 진행중인 임옥상의 1990년대 작품 '자금성'도 경매를 통해 구입했다. 가로, 세로 2m의 화폭에 펼쳐진 강렬한 색감의 대비와 뚜렷한 주제 의식이 인상적이다.

문미애의 작품은 어렵게 구했다. 김 이사장은 "문미애는 결벽증의 작가여서 그만큼 그림 유통이 지극히 한정적이었다"며 "이번에 어렵사리 두 점을 구했다"고 말했다.

가나문화재단은 재단의 역할을 다시금 새기며 미술자산의 대중화와 공익화를 위해 작품 수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가나문화재단 '소장품전 2022' 전시 모습. 임옥상, 문미애의 작품 등이 보인다. ⓒ 뉴스1 김일창 기자.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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