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의 크림반도 탈환 지원 검토 중…푸틴 핵 사용 가능성 떨어져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의 크림(크름)반도 탈환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수개월 간의 논의 끝에 크림반도를 공격할 권한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여러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 있는 크림반도는 전통적인 친러 지역으로 분류된다. 크림반도는 1954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 흐루쇼프가 우크라이나에 넘기기 전까지 공식적으로는 러시아의 일부였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하며 크림반도도 우크라이나에 속하게 됐다.
그러나 2013년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반(反)EU·친러시아 정책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고, 이후 크림반도에서는 분리독립 요구가 빗발쳤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민병대'라고 주장하는 러시아군을 보내 이 지역을 압박했고, 3월 주민투표를 통해 합병에 성공했다. 국제사회는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서방, 우크라의 크림반도 수복 의지에 '난색'…러 핵무기 사용 우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전쟁을 통해 크림반도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피력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크림반도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거부하는 강경 노선을 고수해 왔다.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탈환 시도에 난색을 보였다.
이처럼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수복을 지지하지 않은 데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크림반도는 '푸틴의 자부심', '러시아의 성지'로 불릴 만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러시아를 통합하는 정교회의 요람인 데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위한 러시아의 전진 기지로 사용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앞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탈환을 강행할 경우 러시아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최근 들어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게 NYT의 분석다. NYT는 "위험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해 보복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희미해졌다"고 미국 관리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이었던 프레드릭 호지스 전 중장은 "미 행정부가 러시아의 확전 위협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점점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바이든 행정부는 크림반도를 탈환해내려는 우크라이나를 돕는 가장 담대한 움직임 중 하나를 고려하고 있다"며 "미국 관리들은 크림대교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강경한 통제를 목표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에서 브래들리 장갑차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미국이 제공한 무기 사용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지원한 브래들리, 크림반도 진입에 용이할 듯
미국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에 30억 달러(약 3조7200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안을 추가로 내놨다. 이번 군사 지원 패키지에는 브래들리 장갑차, 지뢰방호차량 엠랩(MRAP)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 외에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포함한 260억 달러(약 32조 원) 규모의 추가 지원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지스 전 중장은 "미국이 제공한 브래들리 장갑차 등이 크림대교를 끊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스 존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도 "우크라이나는 브래들리를 사용해 헤르손, 멜리토폴, 마리우폴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로 군대를 보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은 이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직면하겠지만, 브래들리는 화력과 병력 보호에 유용하다"고 부연했다.
크림대교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유일한 보급로로, 지난해 10월 폭발로 인한 화재로 잠시 운행이 중단된 바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공격을 강행할 경우 러시아 내에서 이번 전쟁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크림반도 합병 전 60%대에 머물렀는데, 합병 직후 89%까지 치솟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첫 동원령을 내리며 국민들에게 강한 반발을 샀는데, 우크라이나가 먼저 크림반도를 공격할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 기반을 되살릴 것으로 전망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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