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도 국가전략기술…中과 격차 다시 벌리나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정부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도체에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은 연구·개발(R&D) 비용의 최대 40%, 시설투자비의 최대 15%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퀀텀닷(QD) 등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2022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AMOLED) ▲마이크로LED ▲퀀텀닷(QD) 나노소재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용 증착·코팅 소재 ▲박막 트랜지스터(TFT) 형성 장비·부품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기술 5가지가 국가전략기술로 추가됐다.

업계는 디스플레이 장비를 구성하는 부분품까지 국가전략기술에 포함시키면서 국내 생태계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에 위축됐던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차세대 기술에서는 다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2017년 44%에 달했던 한국의 전체 디스플레이 점유율은 2021년 33%로 추락하면서 17년 만에 중국(41.3%)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번 국가전략기술 지정에 힘입어 투명 OLED, 차량용 디스플레이,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 QD(퀀텀닷) 등의 첨단 기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TV 시장에서 보급률만 놓고 보면 여전히 LCD 비율이 압도적이지만 업계는 TV를 넘어 휴대폰·자동차 등의 산업 분야에서 디스플레이 세대교체가 이미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첨단 기술을 통한 신시장 선점을 위해 '확장현실(XR) 디스플레이 산업 협의체'도 발족했다. XR 소재·부품·장비·패널·광학·시스템 기업 등이 모여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국내 산업 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다만 업계는 국가전략기술 가운데 기대했던 10개가 아닌 5개만 신규 지정된 점, 핵심 기술로 꼽히는 봉지장비 파트가 빠진 점 등은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봉지장비는 OLED에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외부 물질을 차단하는 공정에 쓰이는 설비다.

반도체처럼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특화단지 조성과 계약학과 확대 등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디스플레이는 논의조차 없다"면서 "결국 기술력 확보는 인재 확보와 연결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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