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 2곳 중 1곳 "올해 경영환경 악화할 것"

대기업 절반 국내외 투자 축소 계획…법인세 인하·세제 지원 필요성↑

[아이뉴스24 박영선 기자] 기업 2곳 중 1곳은 올해 수출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수출 기업의 2023년 경영환경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실적 50만 달러 이상 기업(1천327개 사) 46.9%가 올해 경영환경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개선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6.9%에 불과했다.

특히 화학공업제품(58.7%), 플라스틱·고무제품(56.0%), 철강·비철금속 제품(52.0%)의 경우 응답자 절반 이상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 역시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45.2%에 달했다.

수출 기업들은 올해 작년과 비슷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소극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투자 계획이 작년과 동일한 기업은 55.3%, 감소 계획인 기업은 29.5%였다. 해외 투자 계획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작년과 비슷하게 해외 투자를 계획하는 기업은 58.0%, 투자 규모를 줄일 기업은 27.5%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43%는 국내와 해외 투자 모두 축소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무협은 "대기업 투자심리 악화는 우리의 미래 수출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투자 활성화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에서 국내외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률이 45.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수출 기업은 올해 수출의 3대 리스크로 세계 경제 둔화, 공급망 애로, 환율·금리 변동을 꼽았다. 반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6.3%), 러시아·우크라이나 리스크(5.9%)를 고른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응답 기업들은 수출 확대를 위해 세제 지원 확대와 노동시장 개혁 정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법인세 인하(18.1%), 주52시간 근무제 보완(17.7%), 세제 지원 확대(15.7%), 최저 임금 인상 속도 조정(13.6%) 순으로 언급됐다.

구체적으로 플라스틱·철강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업종은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전기전자·반도체 등 기술개발(R&D) 경쟁력이 중요한 업종에서는 투자세액 공제 등 세제 지원이 시급하다고 답변했다. 또 수요에 따른 생산 조절이 중요한 자동차·부품, 기계 업계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조의윤 무협 수석연구원은 "우리 수출 기업의 47%가 올해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세제 지원 확대, 노동시장 개혁 등 기업 수요에 대응한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박영선 기자(eune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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