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아파트 실거래가 급락…공시가격도 두 자릿수 인하 전망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올해 3월 발표되는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두 자릿수의 하락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실거래가가 급락한 데다 올해 현실화율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기로 하면서 가격 하락에 현실화율 인하 효과까지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실화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던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보유세 부담도 줄어들 전망입니다.

오늘(1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실거래가가 크게 내려간 데다 현실화율 인하까지 더해져서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누적 18.86% 하락했습니다.

2006년 조사 이래 역대 최대 하락폭입니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 지수도 11월까지 역대 최대 수준인 14.34%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거래가 지수 변화는 오는 3월에 발표될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통상 부동산원의 시세보다는 실거래가 지수 변동률이 공시가격 변동률과 유사한 등락 추이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1년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값은 전년 대비 8.02% 올랐으나, 실거래가 지수는 13.11% 올랐습니다.

그해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지난해 3월 발표한 2022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4.22% 올라 실거래가 지수 상승률과 비슷했습니다.

2020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22.45% 올랐을 때 이듬해 확정된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9.89%였습니다.

2021년도에 발표한 공시가격부터는 집값 상승분 외에 공시가격 로드맵에 따른 현실화율 제고분도 반영돼 있습니다.

공시 전문가들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서울의 경우 10% 이상, 두 자릿수 하락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률이 11월까지 이미 17%를 넘어선 데다 12월에도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서입니다.

12월 잠정치(-2.95%)를 감안하면 연간 누적 하락치가 20%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값도 하락폭이 컸던 만큼 전국 기준 공시가격도 두 자릿수 하락이 나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합니다.

특히 정부가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기로 하면서 집값 하락폭 이상으로 공시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현실화율은 지난해 71.5%에서 올해는 2020년 수준인 평균 69.0%로 2.5%포인트 내립니다.

현실화율 제고분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고가아파트의 낙폭이 더 클 전망입니다.

공시가격 9억 원 미만의 경우 현실화율이 지난해 69.4%에서 올해는 2020년의 68.1%로 1.3%포인트 떨어지는 반면, 9억∼15억 원 미만은 75.1%에서 69.2%로 5.9%포인트, 15억 원 이상은 81.2%에서 75.3%로 5.9%포인트 각각 낮아집니다.

실제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82.6㎡는 올해 공시가격이 22억 6천600만 원으로, 현재 매물과 실거래 가격이 23억 원 수준입니다.

이 금액을 공시가격 산정을 위한 '적정 시세'로 보면 현실화율을 2020년(9억 원 초과 평균 75.3%)으로 낮추면 내년 공시가격은 17억 3천200만 원 선으로 23.6%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또 강남구 대치 은마 아파트 전용 84㎡는 2020년 수준으로 현실화율을 떨어뜨리면 내년 공시가격(적정 시세 22억 원 가정)은 16억 5천660만 원 선으로 올해 공시가격(18억 8천만 원)보다 11.9% 낮아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달 열람에 들어간 올해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경우 전국 기준 5.95% 떨어졌고, 서울은 8.55% 내렸습니다.

지난해 서울 단독주택 가격이 전국 1.61%, 서울 2.07% 오른 것을 감안하면 공시가격 인하폭이 큰 것입니다.

특히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구(-10.68%), 서초구(-10.58%), 송파구(-9.89%)와 용산구(-9.84%), 마포구(-9.64%) 등의 공시가격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신고되는 12월 실거래가를 봐야겠지만 지난 2년간 공시가격 로드맵에 따라 현실화율 제고율이 높았던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올해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오는 3월 17일부터 열람에 들어갑니다.

올해 공시가격이 내려가면서 보유세 부담도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특히 2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중과를 시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 법이 통과되면 2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예년보다 급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올해 3월 공개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확정안을 보고,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을 조정해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