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복 시인, '달밤, 국도1번'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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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복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달밤, 국도 1번'이 '문학들 시인선'으로 출간됐다.
'살아온 생이 머문' 흔적들, 이제는 '아무도 보지 못한 곳에' 피어 있는 기억을 되살려 현재의 시점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일, 그것이 이번 시집에서 엿볼 수 있는 이효복 시인의 시 쓰기이자 꿈꾸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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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이효복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달밤, 국도 1번'이 '문학들 시인선'으로 출간됐다. 시편마다 '꿈'이라는 부제가 붙은 연작시 53편을 한데 묶었다.
시인의 고향인 전남 장성 인근은 물론 담양, 화순, 순천, 벌교, 장흥, 강진, 진도 등 남도 땅 곳곳이 특정한 경험과 기억으로 등장, 시적 의미의 틀로 설정되고 재구성된다.
'유년의 길목에 마주하던 미인바위/갈애//살아온 생이 머문 허연 밤/아무도 보지 못한 곳에 너는 피어 있다'-'갈애바위-꿈'
'살아온 생이 머문' 흔적들, 이제는 '아무도 보지 못한 곳에' 피어 있는 기억을 되살려 현재의 시점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일, 그것이 이번 시집에서 엿볼 수 있는 이효복 시인의 시 쓰기이자 꿈꾸기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장소에 하나의 인물 혹은 사건이 겹칠 때 그곳은 슬픔, 분노, 위로 등의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서정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비가 내려요/여기서 비를 맞아요/그 비 내게로 와 함께 눈물 흘려요/함께 비를 맞아요'-'팽목항-꿈'
'페북에 올라온 부고를 듣는다/새벽같이 차려 낸 밥상의 조기 한 마리 눈에 선하다/생굴을 넣지 못해 자꾸만 맛이 없어 미안타던 미역국'- '명발당-윤정현-꿈'
꿈꾸기를 통해 슬퍼하고 분노하며 위로하는 것. 시인은 그것을 '다 타버린 잿더미'속에서 '빛을 창조'하는 일이라고 적었다.
개인사는 물론 역사적 사건들의 현장인 수많은 공간들은 시인의 꿈과 맞물려 구체적이고 특수한 심상의 장소로 거듭나게 된다.
문학평론가 백수인은 "시인이 시적 의미의 틀로 설정한 공간의 장소성은 '꿈'의 전개 방식과 유사하게 언술된다"며 "과거의 억압된 기억들이 장소성과 연관되어 자동기술적으로 구현되기도 하고, 역사적 사실이 인유의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한다"고 해설했다.
백수인이 "그의 시는 장소에 대한 정보의 기록에 붙잡혀 있는 것이 아니라 장소로부터 환기되는 다양한 정서를 개방되고 자유로운 꿈의 형식으로 발현하고 있다"는 말로 해설을 마무리 하고 있듯이 독자들은 시인의 꿈을 통해 일상의 공간이 특별한 장소로 되살아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시인은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조선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6년 '시문학'에 '눈동자'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나를 다 가져오지 못했다'와 부부시집 '풀빛도 물빛도 하나로 만나'를 펴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다.
kanjo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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