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수사는 당에 대한 공격" 발언에 당내 "그게 맞나?"

정성호 "본인이 대응하는 게 맞다", 이원욱 "李 성남시장 때 사건 아니냐"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는 28일 오전 검찰의 대장동 사건 관련 소환에 응하기로 한 데 대해, 민주당 내에서 그간 이 대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의원들도 '대표의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당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한 데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19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물론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문제는 지금 이것이 (이 대표가) 당 대표 때 만들어진 사건이 아니고 성남시장 때 만들어진 사건 아니냐? 아주 오래 전의 얘기인데, 그 사건을 가지고 당 차원에서 단결해서 대응한다는 것은 좀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같은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분리 대응이 당연하다"며 "지금 민생 이슈가 전혀 먹히지 않고 있지 않느냐"고 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가 그나마 28일에 변호인 1명 대동하고 혼자서 가시겠다고 한 것은 굉장히 잘한 결정"이라며 "그게 당당한 모습이고, 또 반대쪽에서 시위를 하더라도 거기에 고난을 치르실 것이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이재명 대표 주장의 진정성이 느껴지(게 할) 것"이라고 했다.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고 스스로도 "이재명의 오랜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를 자처하는 정성호 의원도 "사법적인 문제는, 당 대표니까 당과 분리돼서 판단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어쨌든 형사 사건에서 본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본인이 제일 잘 알고 본인이 나가서 대응하는 게 맞다"고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나와 언급했다.

정 의원은 다만 "(이 문제는) 이재명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 대표 이재명'이기 때문에 당과 이재명 개인을 분리하느냐 안 하느냐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가지고 이 대표가 나서서 당을 움직여서 대응을 한다면 좀 문제가 있겠지만, 이 대표는 그렇게 안 하고 있다. 가능한 당은 민생에 집중하고 이 문제는 내가 최선을 다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이 대표를 옹호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KBS-TV <뉴스9> 인터뷰에서 "제가 당 대표가 아닌 한 개인이었다면 이렇게 했겠느냐"며 "이 공격은 개인에 대한 공격이란 측면도 있지만 당에 대한 공격, 당 대표에 대한 공격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의 수사 사안이 총선에 영향이 없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건 저희가 이겨내야 될 몫"이라며 "저의 선의나 역량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보고, 그들(검찰 등)이 원하는 바대로 공격하면 힘들어서 피하고 하는 건 민주당에 대한 당원·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총선 지휘를 해야 할 당 대표 역할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원욱 의원은 이에 대해 "기소는 거의 확정적이라고 생각되고, 기소된 이후에 끊임없는 재판이 시작될 거 아니겠느냐. 그러면 특히나 연말, 내년 초까지 재판이 계속되면서 1주일에 두세 번씩 법정에 출두한다거나 이런 모습이 계속 TV에 연출이 되고, 거기서 새로운 사실들이 또 추가 공방들이 이루어지고, 이러면 당으로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성호 의원도 "(총선 대응) 그 문제는 이 대표가 공천을 하고 총선을 지휘하는 게 적정하냐 안 적정하냐 이 문제"라며 "결국은 그 당시 여론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 의원은 "국민들이 이 대표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 '억울하게 정치 보복을 당한 것'이라고 하는 여론이 있느냐 없느냐, 이 문제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윤영찬 의원은 최근 미국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난 후 이날 <조선일보>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대한민국과 민주당의 앞날에 대해 걱정이 많으셨다"며 "조만간 외교안보 관련 책을 출간하기 위해 집필에 매진 중"이라고 말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