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한식 말투 유행 속 ‘평양어보호법’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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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평양문화어보호법'이 채택됐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북한의 표준어인 문화어 사용을 장려한다는 취지이지만 그 이면엔 남한 문화 배척이 깔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어제까지 진행된 제14기 제8차 최고인민회의에서 평양어보호법 관련 보고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어보호법이 언어 생활에서 주체를 철저히 세우는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우리 언어생활 영역에서 비규범적인 언어 요소들을 배격하고 평양문화어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 중 주된 안건은 주민 감시와 통제였습니다. 그중 하나로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주민들 사이에서 퍼져나가는 '남한식(북한 : 괴뢰식) 말투와 호칭'을 법으로 통제하려는 겁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북한 사상 강화와 외부 문물 통제를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북한 정부는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21년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남친'(남자친구), '쪽팔린다'(창피하다), 남편을 '오빠'로 부르는 행위 등 남한식 말투와 호칭을 단속했고, 2020년 12월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는 남측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는 초강수 처벌조항이 포함됐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대북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북한 대학생 1명이 통화 중 '자기야' 등 남한식 말투를 썼고 3명이 이에 동조한 '죄'로 탄광에 배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된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몰래 판매한 주민을 총살하는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권갑구 기자 ni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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