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농심 수출용 라면서 발암물질…국내 제품도 조사해야"

사진=대만 식약서(TFDA) 홈페이지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대만에 수출 중인 농심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소비자단체가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도 안전성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농심은 수출용과 내수용 생산 라인 달라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모든 농심 신라면 제품들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대만 식약서(TFDA)는 대만에 수출된 농심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에서 에틸렌옥사이드 0.075mg/kg가 검출됐다며 1000박스를 반송·폐기 처분했다. 이는 대만의 '식품안전위생관리법 제15조 잔류농약 허용 기준에 관한 규정'을 kg당 0.02mg 초과한 수치다.

이에 대해 농심 측은 "검출된 물질은 에틸렌옥사이드가 아니라 2-클로로에탄올로 발암물질이 아니다"라며 "국내 판매용 제품 원료와 대만 수출용 제품 원료가 다르며, 국내 제품 분석 결과 2-클로로에탄올가 검출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2-클로로에탄올도 상온에서 쉽게 증발하며 증기를 흡입할 경우 독성 증상을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중독될 경우 구역과 구토, 위장관 출혈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는 것. 가장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는 유럽은 2-클로로에탄올을 에틸렌옥사이드와 구분하지 않고 합산해 0.02~0.1ppm을 초과하면 유통을 금지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농심은 지난 2021년에도 2차례 해외 수출용 라면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돼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며 "이런 상황임에도 인체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행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식약처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제품들을 전수조사하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제조사에 대한 과징금 부여, 영업정지 등 엄중한 처벌을 통해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