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과 연결돼 있던 이 사람의 정체는
Q1. 서울 여의도, 광화문 같은 도심과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구축보단 신축 빌라가 많으며, 재건축/재개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은 어디일까?
Q2. 빌라 1,139채를 갖고 있다 숨진 '빌라왕' 김 모 씨, 빌라 283채를 갖고 있다 최근 구속된 강 모 씨, 세입자 136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298억 원을 가로챈 '세 모녀'. 이들이 주로 활동했던 지역은 어디일까?
두 질문에 대한 답은 같습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1세대 전세 사기가 이곳에서 시작됩니다.
빌라 283채를 소유한 일용직 노동자, 시작은 화곡동에서
강 씨는 홀로 범행하지 않았습니다. 공범은 화곡동에서 '희망부동산'을 운영하던 공인중개사 조 모 씨. 범행의 시작은 2015년 봄, 역시 화곡동에서였습니다. SBS가 입수한 강 씨 공소장을 보면,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싶은데 부동산을 매입할 자금적 여유가 없다'던 강 씨에게 조 씨가 접근합니다. 그러곤 '무자본 갭 투기'를 권합니다. "자본금이 없어도 부동산을 많이 소유할 수 있다"라고 말이죠.
조 씨는 매매가와 전세가가 같은 신축 빌라를 노렸습니다. 주로 강서구, 양천구에 포진해 있었습니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똑같으니 집주인이 자기 돈을 들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세입자를 구해오는 건 부동산을 운영하던 조 씨가 담당했습니다. 세입자가 낸 보증금은 모두 빌라 매입금으로 사용됐습니다. 강 씨는 '무자본 갭 투기' 수법으로 자기 돈 한 푼 없이 빌라를 매입한 겁니다.
바지 사장 빌라왕 배후에 그가 있었다
SBS가 만난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집주인 강 씨를 잘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계약 당일 처음으로 얼굴을 봤는데, 말 한마디 없었다는 점만 기억합니다. 대신 공인중개사 조 씨에 대한 기억은 뚜렷하다고 합니다. 첫 연락, 이후 문의, 집 소개, 계약, 심지어 재계약까지 모든 걸 조 씨가 처리했단 걸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하죠.
A 씨/전세 사기 피해자
"(조○○ 씨가) 강○○ 씨랑 계약을 하시는 게 좋겠다고 계속 저한테 권유했어요.
강○○ 씨랑은 말을 나눠본 적이 없어요."
B 씨/전세 사기 피해자
"조○○ 씨가 다 계획한 것처럼 느껴졌고, 사실 저는 강○○ 씨 목소리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조○○ 씨가 아예 판을 깔아놨다고 생각을 해요.
강 씨는 바지 사장에 불과했고, 강 씨 뒤에는 공인중개사 조 씨가 있었습니다. 조 씨는 구매력 없는 강 씨를 앞세워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무자본 갭 투기'를 한 겁니다. 그러면서 주위에 자신을 '강서에서 제일 잘나가는 공인중개사'라고 소개했습니다.
숨진 빌라왕 김 모 씨, 알고 보니 조 씨 밑에서 근무
조 씨가 고용한 중개보조원 중에는 지난해 10월 숨진 '빌라왕' 김 모 씨도 있었습니다. 빌라 1,193채를 갖고 있다 숨진 그 '김 모 씨' 맞습니다. 김 씨는 자신을 희망부동산 김 과장 또는 김 대리라고 소개하면서 네이버 블로그, 다음 카페 등에 전세 매물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희망부동산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던 한 자영업자는 '숨진 빌라왕 김 씨가 희망부동산에서 보조원으로 일한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숨진 김 씨가 조 씨 밑에서 일하면서 전세 사기 수법을 그대로 베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일한 점을 노려서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신축 빌라를 사들이는 수법이죠. 실제로 조 씨는 자신이 고용한 중개보조원과 함께 이 수법으로 전세 사기를 벌였습니다. 현재 사기 혐의로 두 명 모두 불구속기소 돼서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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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하 기자ha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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