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BC]김광현-양현종의 뒤를 이을 좌완 계보, 2023 WBC에서 드러날까?
2023 WBC 국가대표에 선발된 투수 15명 가운데 좌완은 단 5명뿐이다. 베테랑인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에다 구창모(NC 다이노스) 김윤식(LG 트윈스) 이의리(KIA)가 바로 그들이다.
김광현은 2008년 3월 베이징 올림픽 대륙별 플레이오프에 첫 국가대표로 발탁돼 김경문호에 승선한 이후 베이지 올림픽 본선(2008년), 2009년 WBC,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과 2019년 WBSC 프리미어12에 이어 이번 WBC가 7번째 국가대표다.
이 동안 우승 3회(베이징 올림픽, 인천아시안게임, 2015 WBSC), 준우승 2회(2009 WBC, 2019 WBSC)를 했다.
양현종은 김광현보다 국가대표 경력이 조금 늦다. 조범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후 2014 인천아시안게임, 2017 WBC,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WBSC 프리미어12에 이어 이번 WBC가 6번째다. 양현종은 아시안게임에서만 3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은메달 1개(2019 WBSC)를 땄다.
지금까지 국가대표 좌완투수로 김광현과 양현종이 얼마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는지를 알수 있는 대목이다. 구대성(전 한화)-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잇는 국가대표 좌완계보라는 말에도 손색이 없다.
이제 이번 WBC에서는 김광현-양현종의 뒤를 이를 좌완 에이스를 찾아야 한다.
구창모는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U-24)에 첫 국가대표로 참가한 이후 2023 WBC가 두번째다.
여기서 구창모는 아픈 기억이 있다. 일본전에서 4-1로 앞선 6회에 구원 등판한 구창모는 두 번째 타자 야마카와 호타카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1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강판했고, 한국은 연장 10회 승부 치기 끝에 7-8로 패했다.
이후 구창모는 2019 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허리 통증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반납했고 2020 도쿄올림픽때도 전완근 미세 골절로 재활훈련을 하는 중이라 참가하지 못했다.
구창모는 국내무대에서는 확실한 좌완계보로 그 진가를 여실히 발휘했다.
데뷔 첫 10승을 거둔 2019시즌부터 부상으로 등판이 없었던 2021년을 제외한 최근 3시즌(2019~2022시즌) 동안 57경기(52선발)에서 30승12패, 평균자책점(ERA) 2.37(312이닝 82자책점)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이 동안 퀄리티스타트도 30회에 이른다.
하지만 국제무대는 아직 미지수다. 이제 구창모가 차세대 좌완 특급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건강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건강과 국제무대에서 어느 하나 삐긋하면 지금까지 쌓아 놓은 공이 자칫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구창모에 견주어 이의리와 김윤식은 아직은 '미완의 대기'들이다.
이의리는 신인으로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 국가대표에 승선했지만 한국이 6개 팀 가운데 4위에 머물러 기대에 못 미쳤다. 그리고 김윤식은 이번이 첫 국가대표다.
이의리와 김윤식은 모두 2022시즌 KBO 리그에서 기대이상 활약을 했다. 이의리는 2년차 징크스를 무색하게 첫 선발 10승투수로 등극했다. 풀타임 선발뿐만 아니라 규정이닝(154이닝)도 넘어섰다. 평균자책점(3.86)도 수준급이었다. 구속도 빨라지고 150㎞가 넘는 빠른 볼에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프로 4년차를 맞는 김윤식은 2022시즌에 혜성처럼 등장한 LG의 희망이다. 전반기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후반기에는 그야말로 언터치블이었다. 좌타자를 상대해서는 슬라이더, 우타자를 상대해서는 체인지업이 돋보였다.
우선 당장은 김윤식과 이의리가 구창모에 뒤지는 것은 틀림없지만 이번 WBC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다.
과연 누가 대한민국 좌완 투수 계보를 이어갈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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