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명함이 수두룩”···5년 만에 열린 다보스포럼 ‘한국의 밤’
5년 만에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 ‘한국의 밤’ 행사에 국내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 등 정부 요인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총수들은 기존에 쌓아둔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행사 전후로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맞춤형 설득 전략을 펼쳤다.
대한상공회의소 18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의 아메론 호텔에서 ‘2023 다보스 한국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의 밤 행사는 다보스 포럼 기간 국내 기업인과 해외 인사들이 교류하는 자리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며 열린 이후 코로나 19 영향 등으로 지난 5년간 개최되지 못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부산엑스포 유치 의지를 알리고,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홍보하는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해 대한상의와 부산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위원사가 공동으로 준비했다. 민간위원회는 삼성, SK, 현대차, LG, 롯데 등 12개 대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한 참석자는 “행사 공간이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한번에 300명 가까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대한상의를 이끄는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화에서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 등 3형제가 모두 왔다. 이들은 행사 전후로 해외 기업인들과 만나며 맞춤형 유치 활동을 벌였다.
총수들은 부산엑스포 유치에 큰 기대감을 내보였다. 최 회장은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좋은 결과가 이미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하니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한국에 대한 해외 리더들의 관심도가 커진 것 같다”면서 “해외 정상들이 참석하고 외빈 규모가 더 커진 걸 보면 몇 년 전 한국의 밤 행사 때보다 달라진 것 같다는 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주변에 자신이 받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의 명함을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여기 가만히 있어도 아는 분을 20~30명씩 만나게 된다”며 “조금 이따가 ‘일본의 밤’ 행사도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경우 공식 식순이 진행되기 전 행사장에 먼저 들어와 미국 조지아주에서 온 인사와 환담을 나눴다. 조지아주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공장인 메타플랜트와 현대모비스의 전기차 부품공장을 유치한 지역으로, 현지 고용 효과만 1만명 이상이기 때문에 엑스포 유치에 우군 역할이 기대되는 곳이다.
정부 인사로는 윤석열 대통령,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이 나왔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특별참석자로 초청됐다.
해외에서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을 비롯해 척 로빈스 시스코 회장, 아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회장, 아니쉬 샤 마힌드라그룹 대표이사, 앤서니 탄 그랩 대표이사, 밥 스턴펠스 맥킨지 글로벌 회장, 스콧 버몬트 구글 아태지역 총괄사장, 마이크 주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운영책임자 등이 참석했다.
올해 한국의 밤 행사에서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한국의 맛을 살린 먹거리가 등장했다.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오피시에상을 수상한 재즈보컬리스트 나윤선과 방송 복면가왕에서 우승을 다수 차지한 가수 소향이 노래를 선사했다. 한국적 흥을 담은 ‘범내려온다’ 안무로 잘 알려진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도 공연을 펼쳤다.
외국인들이 먹기 좋게 떡갈비 꼬치, 소고기 갈비찜, 닭강정 등의 한식 메뉴가 핑거푸드로 마련됐다. 국내산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과 전통주인 막걸리도 만찬주로 선보였다.
또 현대차그룹은 행사가 열린 호텔에 투명 유리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그 안에 항공기로 공수해온 콘셉트 전기차 ‘제네시스 엑스’를 전시했다. 컨테이너에는 ‘2030 부산엑스포’ 로고를 부착했다. 제네시스 엑스와 2030 부산엑스포를 동시에 홍보하는 전략이다
5년마다 열리는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국제행사다.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우크라이나가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2030년 개최지는 오는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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