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 과하면 독…명절 소화기질환 주의

김재범 기자 2023. 1.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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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설 명절이 바로 이번 주말에 시작된다.

친지들이 모이고 차례를 지내고 명절 음식을 함께 먹는 설에는 아무래도 평소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 된다.

명절에는 평소보다 과식과 폭식으로 위에서 음식을 분쇄하고 이동시키는 소화 운동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이 경우는 명절 음식 섭취에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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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설 연휴 뜻밖의 불청객
흐트러진 식습관이 소화불량 주범
야식은 병 키우고 수면에도 악영향
‘오른쪽 갈비뼈 아래에 극심한 통증’
급성 맹장염 등 의심, 응급실 가야
설에는 달고 기름진 명절 음식을 과식하거나 늦은 밤의 야식을 찾는 경우가 잦아 각종 소화기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평소 기능성위장장애가 있다면 더욱 명절기간 식습관과 식사량을 지키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즐거운 설 명절이 바로 이번 주말에 시작된다. 친지들이 모이고 차례를 지내고 명절 음식을 함께 먹는 설에는 아무래도 평소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게 된다. 또한 들뜬 연휴 분위기에 과음을 하거나 밤늦게까지 TV 등을 보면서 야식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기적 특성 때문에 설 명절을 전후해 각종 소화기질환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기능성 위장장애 의심되면 더 조심

명절에는 평소보다 과식과 폭식으로 위에서 음식을 분쇄하고 이동시키는 소화 운동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위산분비와 소화효소 분비의 변화도 생긴다. 이로 인해 복부 팽만감이 심해지거나 소화가 안 돼 더부룩한 느낌, 체한 느낌이 나타나기도 한다. 식사량 증가뿐 아니라 음식 섭취 시간이 평소보다 불규칙하고 잦거나, 잠자기 전 섭취하는 것 등이 모두 생리적인 위 배출 기능을 낮춰 소화불량으로 이어진다.

만약 평소 소화불량증을 수개월 이상 느끼고 있다면 기능성 위장장애일 가능성도 있다. 단순한 소화불량 증상을 넘어 기능성 위장장애는 질환으로 분류한다. 전 국민 중 46%에서 나타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이 경우는 명절 음식 섭취에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능성 위장장애는 주로 상복부를 중심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기능성 소화불량과 하부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는 과민성장증후군이 대표적 질환이다.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오주현 교수는 “복부 팽만과 같은 소화불량 증상은 주로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며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라면 팽만감이 더 쉽게 생기므로 명절에도 식습관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혹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보이는 일부 증상들이 경우에 따라서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질환일 수도 있다. 만약 오른쪽 아랫배에 심한 통증이 있고, 누르면 그 부위가 아프거나, 오른쪽 갈비뼈 아래 부위에 심한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이나 급성 담낭염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음하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나는 급성 췌장염도 있다. 명치 통증 양상이 심하고, 몸을 구부리면 완화되는 게 특징이다. 이밖에도 고열을 동반하거나 소화불량과 함께 호흡기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연휴 중이라도 응급실을 가는 것이 좋다.

●명절 야식, 수면장애도 초래

늦은 밤 즐기는 야식은 소화불량뿐만 아니라 수면 장애에도 영향을 미친다. 야식을 먹으면 멜라토닌 분비를 감소시키고,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 분비에도 영향을 줘 숙면을 못한다. 이는 소화 기능에 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위장 통증은 스트레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의 뇌와 장 신경계는 모두 연결돼있어 심리적 긴장감이 올라가면 위장의 통증 민감도도 증가한다. 주부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명절증후군도 이러한 연관성 때문이다. 따라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명절 연휴에도 평소 수면 시간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명절에 주로 먹는 전, 잡채 등 기름에 굽거나 조리한 음식들은 소화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만성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의 경우 80%가 기름진 음식을 섭취 후 팽만감, 복통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장시간 차량 이동 시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 섭취하는 카페인 음료나 탄산음료, 과자류도 주의해야 한다.

오 교수는 “명절 소화불량 증상이 지속되거나 체중감소, 피로감, 빈혈 등을 동반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만성 질환자, 고령자일 경우 위내시경, 복부 초음파 등을 통해 기저질환이 없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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